잘못 걸려 온 전화를 받고 하루가 행복하다
여보세요~~
언니 저 막내예요
막내라고? 저렇게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막내동생이 나에게 있었던가, 잠시 내 가계도를 훑는다.
번호를 잘못 누르신 것 같네요
마음같아서는 붙들고 하룻내 대화를 나누고 싶다. 참 고운 목소리다.
내가 말이 고팠나?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다.
누구일까? 저이의 언니는 참 좋겠다.
새살스럽지도 않고 다소곳이 부드러운 목소리...,
그 목소리 만으로 그녀의 얼굴이 그려진다.
나이는 마흔 중간 쯤? 그보다 더하거나 덜할 수도 있겠다.
순하고 착하고 왜소한 몸집일 것이다.
다행이다.
잘못 걸려 온 전화가 하필 나에게로 온 전화라서...,
하마터면 오늘아침 누군가 나대신
마음이 설레였을 수도 있었겠다.
목소리만 듣고도 결혼을 결심했다는 어느 원로화가의 이야기가 이해된다.
언니 저 막내예요.
정이 담뿍 담긴 그 목소리만으로
이 아침 누군가 모를 자매의 다정한 대화가 그려진다
손녀 아이가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