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희동 김작가 Jan 10. 2021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달력

내가 늙는 것과 아이가 자라는 것 중 어느 게 더 빠를까?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자라는 건 대견한데 그만큼 내가 늙는 건 아쉽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습득할 틈도 없이 발전하는 전자기기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고 싶어서 틈틈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작년 이 맘 때 그동안 그린 그림을 추려 달력을 만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일 년...,

한 해가 지나면 가장 먼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달력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브런치에 올린다.

브런치, 잠깐 나의 타임캡슐이 되어 주길 바래...,


1월

''할아버지 달려''

''너를 싣고서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릴 수 있지''


2월

드디어 나도 학문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내 뒤에는 항상 나를 넘보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3월

나는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었답니다. 층계를 오르듯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저 위에 내가 서 있을 거예요


4월

나에게도 이토록 아름다운 미소가 있다는 걸 할머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답니다.


5월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땅 위에 발을 딛지 않고 공중 부양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


6월

첫니 빠진 날

아프지도 않았는데 울었고 슬프지도 않았는데 눈물은 왜 나오는 걸까?


7월

내가 일본 오모짜처럼 보이나요?


8월

녹는 건 아이스크림뿐이 아니란다.

너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아까부터  녹고 있었는  걸?


9월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수도 나를 좋아한다


10월

내 원 참...,

나보다 두 살 어린 혜니를 볼 때마다

세대차이를 느낀다니까요?


11월

나는 이다음에 커서 무엇이 될까?



12월

폭설로 비행기가 결항되었습니다''

북해도의 차가운 눈벌판도 나에게는 신나는 놀이터일 뿐, 걱정은 어른들의 몫,

매거진의 이전글 한 밤중에 코카콜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