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다

프레 울 섬

by 연희동 김작가



남 프랑스에 온 첫날, 니스 빌 역 앞에서 한국에서 배낭여행을 온 두 명의 여학생을 만났다.

그들은 지금 마르세유 여행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며 마르세유에 가거든 프리 울 섬에 꼭 다녀오라고 하였다. ‘너무나 예쁜 섬’ 이란 말을 여러 번 했다.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이렇게 계획에 없던 장소를 찾아가게 될 때다.


마르세유 구 항구에서 프리 울 섬으로 가는 티겟을 구입하고 여객선에 올랐다. 지중해에서 바라보는 마르세유는 물 위에 떠 있는 공중도시처럼 보인다. 멀리 노트르담 성당의 황금빛 성모님은 가장 마지막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이프섬

프리 울 섬으로 가는 중간에 섬 전체가 웅장한 성벽으로 둘러쳐진 이프 섬이 보였다.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이 된 곳이다. 배에 탄 손님 중에 절반은 이 곳 이프 섬에서 내렸다. 배에서 내린 여행객들은 몇 발자국 걷지 않아서 성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중세의 감옥으로 사용된 이프섬은 뱃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왠지 두려워 보였다.


이프섬과 이웃한 섬이지만 프리 울 섬은 분위기가 달랐다. 온통 야생화 꽃밭이다. 섬 가장자리에는 거울처럼 투명한 바닷물이 고여 있는 넓은 웅덩이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마치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놓은 풀장과도 같았다. 아무나 맘에 드는 곳을 차지해도 될 것 같다.


우리가 찜한 작은 해변

우리가 택한 해변에는 이미 두 어 팀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비키니를 입은 채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등이 빨갛게 익었다. 꽤 오랜 시간을 이 곳에 있었나 보다. 바닷물은 너무나 맑고 깨끗하였다.


지중해의 외딴섬에서 바다를 온통 차지하고 수영을 하게 될 줄이야, 사실 물속에 오래 있기에는 수온이 조금 낮았지만 이 계절이 아니고서는 누려볼 수 없는 호사이기에 햇빛에 달궈진 자갈밭을 오가며 물놀이를 즐겼다. 온몸이 자연스럽게 태닝이 되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프리 울 섬이 2차 세계대전 중에 프랑스를 함락한 독일군이 연합군의 진격을 방위하기 위한 요새로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도 전쟁의 흔적은 없다. 드넓은 야생화 군락 위에 오디나무 열매가 군데군데 떨어져있고 하늘과 바다가 이어져 온통 푸른 창공에 갈매기만 끼룩거릴 뿐이다.


좋은 건 나눠 갖고 싶다.

두 여학생들이 '너무나 예쁜섬'이라고 소개한 이유를 알 것같다. 나는 누구에게 이 행복을 전해 줄까? 혹시 오월에 마르세유에 가게 되거든 프리 울 섬에 다녀오세요.

아름다운 바다풀장과 해안정원을 온통 차지하는 행운을 누리며 하루쯤 프리울섬의 영주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프리울 섬의 물빛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