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희동 김작가 May 04. 2022

어르신이 되기엔 아직 일러


마스크에서 해방되면 만세를 부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오랜만의 나들이

마스크 하나면 외출 준비 끝


입술연지 바르지 않아서 좋다.

주름살을 가려주니 더욱 좋다


얼굴을 반쯤 가리고 살다 보니

익명으로 쓰는 글처럼

때론 용기가 솟기도 한다

케쥬얼이 웬 말?

청바지도 거뜬히 소화한다


자동차 한 대가 내 앞에서 멈춘다

스르르 차 창이 열린다


''어르신 말씀 좀 묻겠습니다''


나 말고 내 뒤에 누가 있나?

뒤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정녕 나한테 한 말이라고?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썼는데

어찌 알아보고...,


학생

아가씨

아줌마

결국 어르신...,


한 계단씩 오를 때 마다

바뀌는 인생직함

그 때마다 나는 쿨하지 못하였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구나


아직은 아니라고

마음은 종주먹을 치지만


잘난 척 하기는...,

넌 이제 어르신이야

입은 닫고

귀는 열어야 할 나이라고,


새벽잠을 잃고

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도

오월 날씨가 왜 이렇게 추운 거냐고

계속 투덜대고 있잖아


침대 위에 깔아 놓은

온수매트 온도 33도

그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너의 열정의 온도이기도 해,


그렇다고

기죽지는 마


어른은 '얼다'가 어원이고

'얼다'는 '보듬고 사랑한다'는 우리말이라고,


그러니까 어르신은

사랑을 오래 하신 분이라는 거지.


우쭐대라고 한 말 아니야


어른은 세월이 지나면 누구나 되지만

진짜 어른은

훗날에

사람들이 만들어 주거든,

매거진의 이전글 성탄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