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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Dec 22. 2021

성탄제

성탄제가 열리는 밤

우리 엄마만 빼고

동네 사람은 다 모였다.


혼자서 눈길을 걸어오면서

엄마에게 보여주지 못한 율동이 아쉬운 게 아니라

좁싸리 눈이 마구마구 때린 볼이 시려서 울었다.


잊힐 리도 하건만

해마다 이때쯤이면 생각나는 기억

그래서 아이가 참여하는 성탄제는 기를 쓰고 간다


어쩌면

그 옛날의 무대가 저기 그대로 있구나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동방박사들,

이천 년 전 그 모습 그대로

이천 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말씀 그대로

성탄제 작은 불빛은  해마다  반짝거린다.


외손녀가 부르는 청아한 성탄 노래가

시골 읍내 교회당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날도 오늘처럼

눈이 내렸다


까만 무대 저편에

작은 아이가 .

산타클로스의 어설픈 수염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순진한 아이들은

이날이

일 년 중에 가장 즐거운 날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성탄제가 열리는 밤이면

누군가를 기다린다


언젠가는 꼭 오실 당신

그때에는

캄캄한 밤길이 무섭지 않을 것이다.

성탄제날 아이들 모습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트리에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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