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닮은 세 친구

흥이 많은 다운증후군

by 수국

쌍둥이처럼 닮은 세 친구는 어쩜 키도 체격도 얼굴도 동글동글 흡사 도토리 키재기 하듯 비슷해서 처음 본 사람들은 얘가 쟤 같고 쟤가 얘 같은데 어떻게 세 명을 구분하느냐고 하지만 일란성쌍둥이도 엄마는 잘 구분해 내듯이 날마다 얼굴 보며 서로 비비고 살다 보면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운 일이고 각자 다른 특징이 다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다.


다운증후군에 지적장애가 있는 이 친구들은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웃기도 잘하고 삐치기도 잘하고 풀리기도 잘 풀리고 흥도 많고 의리도 있고 정도 있고 애교도 있고 고집도 있고 한마디로 재미있는 친구들이다. 부모님들은 열 손가락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 늘 걱정이겠지만 이 친구들이 나는 왜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쁜지 모르겠다. 아마도 책임과 의무가 따르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좋아하면 되니까 그렇겠지.


하나같이 목소리 크고 자존심도 있고 상대에게 지고는 못살아 약발도 잘 받는다. 먹는 것을 유독 좋아해서 자그마한 키에 배가 동글동글하게 나온 태성이에게 팔 굽혀 펴기를 시켜 보았다. 곧 잘하는 폼이 예상 밖이다. 금방 퍽 쓰러질 줄 알았는데 깡이 살아있다. 준용이에게 팔 굽혀 펴기 도전을 유도했다. 당당하게 나타난 준용이는 작은 눈이 위로 쪽 째지고 깐지게 생겼지만 귀엽다. 주먹을 딱 쥐고는 팔 굽혀 펴기를 까딱없이 해낸다. 야 요 녀석 제법인데 태성이보다 훨씬 잘한다.


일을 하면서도 힐끗힐끗 관심 있게 넘겨보던 화야가 벌떡 일어나 스스로 도전장을 내민다. 까만 가죽장갑을 끼고는 목을 좌우로 꺾으며 ‘요 녀석들이 어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느냐’는 투로 역시나 주먹을 쥐고 도전을 한다. 대단한 세 친구들이다.


세 명을 일렬로 줄 세우고 하나 둘 셋 시작 소리에 맞춰 팔 굽혀 펴기를 시작한다. 세 명은 최선을 다한다. 태성이가 먼저 쓰러지고 둘은 막상막하다. 생각보다 화야가 빨리 쓰러진다. 준용이가 이겼다고 엄지손을 치켜세우며 격려했더니 그냥 인정할 화야가 아니다. 다시 게임은 시작이다.


이제는 세 명에게 다리 째기를 시켜보았다. 태성이는 불가능이고 준용이와 화야는 둘이 마주 보고 일자로 다리를 펴고 상체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았다. 우와 박수 박수 신기하다 남자 뼈가 저렇게 유연할 수가 있나 싶다. 승패가 나지 않는 순간이다. 두 사람은 눈싸움으로도 결판이 나지 않는다. 쪽 째진 눈들을 부라리며 엉덩이가 찢어지도록 다리에 힘을 주며 서로 잡아먹을 기세로 누구도 밀리지 않을 태세다. 할 수 없이 두 사람 다시 팔 굽혀 펴기로 승부를 가리자.


준용이가 시합 도중 몸을 일으켰다. 반칙인정으로 화야의 승리다. 역시 큰형인 화야가 대장이다. 화야는 ‘그러면 그렇지 어디 형에게 덤벼’하는 투로 역시나 어깨에 힘을 주고 목을 좌우로 꺾으며 잘난 척 대장 포스를 보이고는 씨~익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태성이가 이겼다고 큰소리쳤으면 머리를 쥐어박을 지라도 화야에게는 꼼짝 못 하는 준용이도 아무 말 없이 인정한다. 처음 온 날 준용이가 까불까불 거려서 저 녀석 계속 저러면 어떻게 하나 염려스러웠지만 이튿날 겁주는 화야의 고함소리에 무릎을 딱 꿇고 손을 들고 항복했던 기억이 있기에 화야에게는 두말없이 머리를 숙인다. 이 친구들이 하는 짓은 왠지 밉지 않고 다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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