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나무 내 아들아

엄마로 산다는 건

by 수국


승마장 갈 아들을 재촉하며 어머니는 휴하며 날숨 한번 길게 뱉었다. 뚱뚱한 아들 다이어트시키는 방법을 찾다가 큰 기대 없이 시작된 운동이 승마였다. 혼자는 대문 밖도 내놓기 어려운 남다른 아들을 키운다는 건 남몰래 흘린 눈물만큼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아들의 그림자로 살아온 이십삼 년의 시간 속에 계산이 필요 없는 아들은 마냥 웃지만 다투지 말자, 소리 지르지 말자, 싸우지 말자.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며 속내를 들여다봐야 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쉽게 쉽게 생각하자.


아이 낳고 가족으로 사는 게 뭐 별거더냐 뜰 안에 굽은 나무 곧은 나무 한 그루씩 심어놓고, 한그루 고목나무엔 거름 한 줌 물 한번 더 주면 되는 거지. 담장 안에 줄줄이 뻗어나가는 호박, 수세미, 오이도 한 줄씩 올려놓자. 그 꽃들이 노랗게 피기까지 기다리면서 비가림막 지붕 하나 있으면 되는 거지.


여름 내내 아들 그림자로 승마장을 오가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칠순이 코앞인 어머니는 웃음을 잃지 않는 좋은 어머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지키는 효자인지 어머니가 아들을 지키는 좋은 어머니인지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데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존재로 오늘도 심호흡 크게 한번 당기고 열심히 살아보자고 두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