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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국 Jul 18. 2022

킥보드와 강아지

 요즘은 킥보드가 유행인가. 도로를 쌔앵 달리는 남녀 어른들은 물론이거니와 꼬마들도 뒤뚱거리며 킥보드를 밀고 다닌다. 아파트 마당에서 이제 세돌을 갓 지난 꼬마친구 둘이서 불안하게 뒤뚱거리며 킥보드 연습 중이다. 잘 놀던 한 아이가 친구 것이 새로운지 "한 번만 타보자." "아니 내 거야" 친구 것을 타보고 싶어 하는 아이와 내 것을 지키려는 아이 둘이 서로 붙들고 실랑이가 벌어진다.


젊은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보고만 있다.   편을 들자니 딸의 친구를  몰라라  수도 없고 난처한 표정이다. 그때 할머니가 나선다. 친구 것을 타고 싶어 하는 손녀를 달래며 각자의 킥보드로 떼어 놓는다. 둘은 언제 그랬냐는  ‘하하 호호사이좋게 놀기 시작한다. 아이들이란  보이면 서로 찾고 만나면 아웅다웅 그러면서 .  


이리저리 킥보드를 밀고 다니던   아이가 반려견 간식 가게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같이 놀던 친구도 쪼르륵 달려간다.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하얀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유리창 밖에서 

“강아지야 이리 와 멍멍이야 멍멍이야" 손짓하며 불러도 강아지는 아무 반응이 없다. 밖에서 "꽥꽥' 소리를 지르니 무서운지 강아지는 뒤돌아 자기 집으로 속 들어가 버린다.


창밖의 두 친구는 소리를 더 크게 지르며 아예 그 앞에 안방처럼 퍼질러 앉는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어 버리고 턱을 괴고 엎드려 강아지의 반응을 지켜본다. 제발 이러지 말라는 엄마의 말은 뒷전이고 오직 강아지가 예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강아지도 궁금했는지 빼꼼히 나왔다가 상황을 살피고는 또 살랑살랑 꼬리 치며 들어간다.


 두 친구의 극성에 “강아지와 인사하는 법 가르쳐 줄게” 하며 간식 가게 이모가 강아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손등을 내밀고 강아지가 손등을 핥아주며 반응할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시범을 보인다. 겁 없는 아이가 손등을 쑥 내밀자 강아지가 겁먹고 도망가 버린다. 너와 친구 하기 싫다는 것인지. 너와 친해져 봐야 나만 괴롭다고 미리 눈치챘는지. 결국 예쁜 강아지는 애틋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끝났다.


간들간들한 그 이모는 이 직업이 적성에 딱 맞는지 강아지 간식만으로 가겟세는 나오는지. 밥벌이는 되는지 별것이 다 걱정이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장사를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참 믿음이 좋은 것 같다. 남의 일에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서로 어울려 사는 거지.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니 잘 되겠지. 그때 오동통한 아가씨가 강아지를 앞세워 간식 가게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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