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자유라 부르지도 못하고
섣달그믐의 어둠 속으로 빠져들며
혼자만의 이 자유를 오래도록 누리고 싶어
해가 뜨지 않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얄미운 모기 새끼 한 마리도 하루살이 날갯짓도
살아 움직이는 것들은 다 떠나버린 이 적막한 밤
낙엽 구르는 소리마저도 반가운 시간이다
혼자라서 외롭고 혼자라서 좋은 이 밤을.
밤새 지구를 경비하다 돌아온 새벽 공기는
눈꺼풀을 흔들며 살아있음을 알리려 하고
가슴속까지 파고든 차가운 외로움은
시린 가슴 더 시리게 한다
그믐밤의 어둠 속으로 지난해는 사라지고
누군가의 손맛을 봐야만 움직일 줄 아는
다육이 삼 형제와 물 한잔씩 나눠 마시며
새해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