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아팠다. 이제는 머리가 좀 컸다고, 혼자 나와산지도 꽤 지난터라 세상이 얼마나 고된지 잔혹한지. 지독히도 현실이 현실적이고 네모나게 각져있는지. 사람들은 또 얼마나 한 겨울에 부는 칼바람처럼 차갑고 생각처럼 다정하지 못한지. 이 모든 사실들을 마음속에 늘 새기며 살아가면서도 나는 여전히 아이였고 어린이었고, 그래서 아팠다.
나는 그녀가 엄마의 삶이 아니라 한 여자로서, 한 사람으로서 당신만을 위한 삶을 살길 지독히도 원하고 바랐다. 아직 전하진 못했지만, 가슴이 답답해져올때마다 늘 마음속에 품고있는 문장은 이거였다. '내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생각하지? 딱 그만큼만 살아. 나에게 바라지 말고, 당신 스스로 그렇게 살았으면 해' 말처럼 쉽지 않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그러길 바랐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될 상황이 되니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삼키다 목구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아직 그녀와 그에게는 어린 아이일 뿐이라는걸. 아직도 그냥 여리고 마음약한 작은 여자아이이라는걸 알았다. 슬펐다.
나는 여전히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