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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pr 12. 2023

세상과 함께 왈츠를.

'2023 콘텐츠가 전부다' 를 읽고.

세상이 바뀌었다. 바뀌고 있지만 이미 바뀌었다. 처음 스마트폰이라는 걸 산 게 엊그제 같다. 2011년. 무려 12년 전이다. 세상에 내 나이가.. 어찌 됐든. 그 당시 처음으로 '카카오톡'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을 개통한 바로 당일. 오빠가 나에게 했던 말이 여직 생각난다. '이거 메시지 봐, 메시지 보낼 수 있거든? 근데 공짜야. 돌았지.'


문자만 보내던 2G 폰 시절. 하고 싶은 말은 수두룩 한데 글자수가 넘어가면 돈을 내야 해서 문장을 압축하고 압축하고, 한 번에 끝날 메시지를 여러 번 보냈던 사람들은 카카오톡의 탄생으로 대화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물론 그 대화들은 스몰톡에 가깝겠지만. 

어찌 되었건,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세상에 얼굴을 빼꼼 들이민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일상생활을 통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시간에 비해 세상이 앞을 치고 나가는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도 공급하는 방법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나 만화가가 될 거야'하면 '얘가 무슨 헛소리를, 얼른 밥 먹고 학원이나 가'하던 부모님들은 적극 웹툰작가를 장려한다. 웹툰 작가가 된다 하면 단순히 만화를 그리는 일이 아니라, 스토리를 생성하고 그 스토리를 그림에 담아 풀어내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며, 스토리가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계속 머리를 굴려야 한다. 또 이는 단순히 '웹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화 영화화가 되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닐지 모른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은 어떤 한 가지를 한다고 해서 단순히 그 한 가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어쩌면 한 가지에 대한 전문성을 갖는 것 보다도 궁합이 맞는 다양한 장르를 조금은 얕게 섭렵하여 그것들을 잘 조리하는 것이 지금 세상을 살아나가기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김치찌개만 파는 김치찌개 전문점보다는 다양한 음식 색다른 식감과 향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춘 파인다이닝이 되어야 살아남기 좋은 시대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건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은 것 같다. 결국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것들로 사람들에게 기쁨과 도움 그러니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공부해야 한다. 

남들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나를 알아야 행복한 건 불변의 진리다. 다만 현 교육시스템은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폐해가 있지만. 어찌 되었든 결국 인생은 스스로 찾아먹는 보물찾기 게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희귀하고 아름다운 보석들이 발 밑에 숱하게 감춰져 있는 모양새다. 


 콘텐츠의 발전이 곧장 대한민국의 문화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정말 놀랍다. 놀라운 점은 특정 엔터사나 기업 혹은 몇몇 유명인들의 발전이 아니라, 개개인들의 콘텐츠가 모여 문화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눈송이가 모여 눈덩이로 불어나듯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끼쳐가고 있는 이 콘텐츠 시장에 발맞춰 왈츠를 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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