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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Jun 11. 2023

8년 차 글쟁이의 어설픈 고백.

글이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이 그대로 눈에 보이는 게 좋았고, 정리되는 모양새가 꽤 마음에 들었다.

한 해, 두 해, 계속 쓰던 것이 어느덧 습관이 되었고, 어떤 해는 글을 너무 쓰지 않아 스스로를 질책하기도 했다. 자꾸만 미적거릴 때마다 나는 작가다, 작가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시 되새기면서

한 해, 두 해 그렇게 글을 썼다.

어느덧 8년이 흘렀다.


단 한 번도 글 쓰는 것을 고민한 적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까' 라던지 '어떻게 써야 사람들이 더 많이 볼까'와 같은 생각은

8년 동안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맹세코.

내가 했던 고민들은 '어떤 이야기를 써볼까' '이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더 전달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들 뿐이었다. 길을 걷다가도, 빈 틈 없이 메워진 만원 지하철에서도, 영화를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써야 할 이야기가 생각나면 무작정 메모장에 적어 버릇했다. 그리고 그 작은 메모들은 모두 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또 이런 글쓰기가 하나의 스펙이 되고 그런 일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일은 너무 좋은 일이다.

다만 이럴 때일수록 '더 잘 써야지'라는 마음보다 '더 좋은 이야기를 써야지'라는 마음을 손가락 끝에 잔뜩 묻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다. 다만 글을 '잘'쓰려는 순간 망할 거다.

하지만 글을 '잘'쓰지 못하더라도 '진심'을 담아 쓴다면

분명 지나가던 누군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 글을 마음에 담아 갈 거다.

그렇게 나의 수많은 글들도 누군가에 마음에 담겨있겠지.

그럼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누군가가 내가 쓴 글 한 줄에 작게나마 웃거나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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