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보이지 않는 사랑과 마음을 보냈는가,

by 오롯하게

누군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 묻게 되었을 때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떠올렸다. 아무도 묻지 않으니 내가 스스로에게 물으면 어떨까 하여. 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온 생각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그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는 거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 보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준 사람.


보통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한다. 어쩌면 보이는 것들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길가에 핀 꽃이나 우연히 만난 작은 강아지, 누군가 새로 산 반지의 반짝임이나 한껏 멋을 부리고 온 친구의 새로운 옷 같은 것들만이 아름답다 생각한다. 나도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친구가 산 목걸이라든지 새로 나온 립스틱의 색깔 같은 것들을 보고 아름답다 생각해 왔다.

그러다 고되고 지쳤던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나를 비추고 있는 달을 보았을 때, 그 달이 흩뿌려놓은 빛들이 비춘 세상을 보았을 때 느꼈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은 보이는 것들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수 없구나. 보이는 것들보다 훨씬 많을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들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비추고 있구나. 그러다 요즘따라 바쁜 나를 걱정하고 있을 그 사람의 여린 마음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는 그 여리고 소중한 마음.


그 사람이 나에게 매번 보냈을 그 여리고 소중한 마음을 생각해 보니 되려 내가 곁에 있어주지 못한 그 무수한 밤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얼마 큼의 보이지 않는 사랑과 마음을 보냈는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쩌면 그 사람이 보고 싶었던 많은 순간들과 그 사람을 생각했던 무수한 시간들에 내 마음들이 담아져 있었을 거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어두운 밤, 세상을 비추는 달빛을 타고 그 사람의 추운 밤 창가에 살짝 걸터앉아 있었을 거다. 그렇게 그 사람을 빛나도록 비췄겠지.


오늘. 오랜만에 만난 그 사람은 내가 달빛에 전한 마음이 닿았는지, 여전히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많은 마음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 다짐했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을 더 많이, 자주 그 사람에게 보내자. 매일 밤 잠이 들기 전이면 어렴풋이 보이는 창밖의 달을 보며 기도했다. 너의 내일은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하길, 너의 마음이 어제보다 더 벅차길. 추워진 요즘 당신의 주머니 속 핫팩이 어제보다 더 오랜 시간 당신을 따뜻하게 해 주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붕어빵 포장마차를 마주치길. 그리고 오래도록 내가 당신의 곁을 비춰줄 수 있는 달빛 같은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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