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이제 그만하자.

by 오롯하게

“여보, 우리 이제 그만하자.”

“싫어. 될 때까지는 해볼거야”


벌써 3번째 시험관이다.

시도하고 실패할 때마다 지쳐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는게 맞나 싶다.


“낳으면 좋지. 근데 난 우리가 자꾸 안되는데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나 문제있는거 나도 안다니까?”

“그게 왜 당신 문제야. 우리 둘 다 문제는 없어. 그냥 우리한테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봐.

그럼 우리를 위한 일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기도 하잖아.”

“이와중에 똑똑한척이 하고싶니.”


순하고 착하기만 하던 아내는 첫 아이를 유산하고, 자연임신이 어려워져 시작한 시험관 시술을

거듭하면서 예민하고 또 좌절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됐다. 하.. 이게 아닌데.


“여보..꼭 우리가 낳은 아이가 아니면 절대 싫은거야?”

“입양은 간단한 줄 알아? 입양되면 다 좋은 줄 알아?”

“아니 그 말이 아니라..”


입양아로 자란 아내는 자신을 보는 세상사람들의 눈초리가 늘 숨이 막혔다고 말했다.

불쌍하다는 듯, 안쓰럽다는 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끊임없이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지게 했다고.


“나는 상관 없어. 돈도 상관 없어. 근데 나는 당신 몸 힘든거, 그게 너무.. 속상해.”

“나도 힘들어. 근데.. 입양아면, 입양되면 무조건 입양됐으니까 운이 좋은거라고, 천운이라고 말하는거 나 그거 너무 싫단말이야. 나도 입양아인데 내 애까지 입양아면 그러면.. 그러면 사람들이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지연아.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건 말건 그게 뭐가 중요해. 우리가 그 사람들이랑 사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건 당신이랑 나, 그리고 우리 아이가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고 그렇게 사는거잖아.
당장 시험관 멈추자고는 안할게. 근데 다른 방법도 있다는거, 그리고 사람들 시선 그런거는 진짜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거, 나 그거 말하고싶었어 오늘.”


알면서도 마음은 잘 안된다는 듯 눈물을 흘리는 지연이를 안아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작아보이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안아줄수라도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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