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음에 붕어빵 먹으러 가요, 팥으로요.
추운 겨울,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날을 기억해요?
나는 당신의 존재를, 당신 또한 나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 마음이 통해 서로의 마음을 간질거렸던 첫날이요.
나는 그 날을 당신과의 첫 만남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목도리에 장갑까지 했으면서도 두 손을 호호 불고있던 당신.
나를 보고 환하게, 약간의 수줍음을 담고있던 미소.
그리고 내가 사온 붕어빵 봉지를 보곤 ‘팥이죠?’했던 물음.
그 모든 것들이 기억나요.
나는 그게 뭐든 원조 그대로, 원래 모습 그대로가 좋은 것 같아요.
붕어빵은 팥붕어빵. 호빵도 팥호빵. 라면도 계란 넣지 않은 라면.
그래서였을까요.
꾸밈없는 당신의 순수하고 환했던 미소.
거침없이 표현하던 앳된 마음.
밀고 당김, 계산 없이 나에게 다가왔던 길고 짧은 거리들.
그 모든게, 당신 자체였어요.
그냥 당신이요.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물어요.
그 사람은 어때? 정말 그때 그대로야?
그러면 나는 말하죠.
정말, 그때. 그대로라고.
나는 그 날을 잊지 못해요.
장갑 낀 손으로 내가 건넨 붕어빵을 건네받던 어수룩한 모습.
나와 함께 있는동안은 지지 않았던 당신의 입꼬리.
신남에 당신도 모르게 나온 삑사리,
삑사리에 같이 터져버린 당신과 나의 웃음.
그 모든걸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건 변한다는 사실 뿐 이라지만,
나는 당신의 그 웃음만은 변하지 않길 바라요.
내가 당신을 웃게할게요.
우리 다음에 붕어빵 먹으러 가요. 팥으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