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눈을 함께 봤던 당신이 그리운가봐요.

by 오롯하게

아침마다 명상을 해요.

왜 인지 하루를 정리한다는 건

하루의 끝이 아니라 하루의 시작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답답한 공기를 내보내고 새로운 공기를 들이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열어놓습니다.

아침이 와서 신난 저의 강아지가 옆에서 방방 뛰구요.

그럼에도 저는 가만히 자리에 앉아 눈을 감습니다.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느끼고

늘어났다 줄어드는 단단한 갈비뼈를 느낍니다.

저에게 들어온 숨이 온 몸을 돌면,

그제서야 새롭게 시작된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아무리 크게 숨을 들이쉬려고 해도

제가 원하는 만큼의 공기가

양껏 들어오지 않아

한참을 답답해하다가 문득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아주 작은 숨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의 작은 말 한마디,

아주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듯

어쩌면 작은 숨들이 모이고 모여

우리를 걷게 하고 말하게 하고

또 사랑을 하게 하지 않나.

그러면 당신과 나에게, 또 우주에게

넘치는 사랑이 돌지 않을까.

하는 오만한 생각도 했어요.


11월인 오늘

문득 눈이 보고싶어졌어요.

당신과 함께 보던 눈은

늘 그렇듯 따뜻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어쩌면 눈이 보고싶은게 아니라

눈을 함께 봤던

당신이 그리운가봐요.


아침마다 점점 따뜻해지는 공기에

신나게 웃으며 저를 놀릴 당신이

미리 얄미워지기도 해요.


오늘은 하루의 끝에서도

명상을 해야겠어요.

잔뜩 신난 당신의 얼굴이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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