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by 오롯하게

나, 사랑하는 나무가 생겼어요.

우리집 창 밖을 내다보면 맞은편에 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주변에 그 수많은 나무들 중, 그 나무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이 집에 온 첫 날 부터요.


뭐랄까요.

그 나무는 늘 뭔가를 안고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위로 우뚝 솟은 키가 훨씬 큰 나무들도 많은데

유독 잎이 많고 그에 비해 키가 작은

그 나무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키가 큰 나무들은요, 잎이 그렇게 풍성하지 않아요.

그게 뭔가 스스로만을 위해 모든 영양분을

키가 크는데만 쓴 것 같은거에요.


근데 내가 사랑하는 그 나무는

키가 작은 대신에 다른 나무들의 두배가 넘는 잎을 갖고 있어요.

그게 너무 고마웠어요.

자신의 키가 높게 크는 대신에

더 많은 잎들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양보한 것 같아서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 나무를 보는 일이에요.

그렇다면 그 나무도 매일 아침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겠죠.


바람이 불면 그 무성한 잎들이 살랑거리며 춤을 추거든요.
그러면 그 춤추는 소리가

여기, 내가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이 책상까지 들려와요.

그러면 나는 편지를 쓰다 말고 고개를 돌려

내가 사랑하는 그 나무를 보고 웃어요.

그러면 그게 참 나를 행복하게 만들더라구요.


얼른 당신이 왔으면 좋겠어요.

당신도 저 나무를 보면 분명 사랑하게 될거에요.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멋지고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나를 많이 웃게 해주거든요.


오늘은 먹먹하던 하늘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내가 사랑하는 저 나무가 신나게 춤을 췄으면 좋겠어요.

더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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