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by 오롯하게

왜일까요.

점점 비오는 날이 좋아져요.

조금은 축축한 공기에서 나는 은근한 나무향이

기분 좋아요.


어릴때는 보통 눈을 좋아하잖아요.

하얗고 깨끗하고. 예쁘니까요.

눈이 오는 날이 아직도 좋긴 하지만

이제는 비가 오는 날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이 모든 우주와 세상을 뭉치고 뭉쳐놓은게

바로 우리들 아닐까 하구요.

인생도 그렇잖아요.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눈이 부실정도로 빛나잖아요.


가끔 당신에게 토라지는 어떤 날은

꼭 비가 오는 것 같고

문득 당신이 사온 꽃다발을 보면

하얗고 예쁜 눈이 내리는 것 같아요.

축 처지고 고된 날,

당신의 어깨에 기대고 당신이 내 어깨를 토닥이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같기도 하구요.


당신에게 나는 어떨까요.

내가 당신에게 늘 반짝이는 햇빛 같지는 않아도

어떤 날은 시원하게 비가 되고

또 어떤 날은 붕어빵이 더 맛있도록 흠씬 추운 날이 되고

어쩌다 한 번씩은 한 여름의 12시처럼

당신의 마음을 뜨겁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해요.


흐린 날이 가득한 곳에서 살고있는 당신을

하루빨리 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보는 해는 더 반가울 거에요.

그리고 더 반짝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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