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익숙함과 새로움, 그 사이에서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뭔가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지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갔던 길도, 한번만 걸어보면 다음부터는 곧잘 길을 찾고,
처음 먹어본 음식의 새로운 맛에도 곧잘 익숙해져, 출출한 밤에 그 맛이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당신에게 나는, 나에게 당신은 영영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해요.
아침마다 찬물샤워를 하면요, 따뜻한 물에 개구리를 넣어 서서히 죽인다는
그 이야기가 떠올라요.
얼음장같은 물에 단번에 몸을 던지면요, 처음에는 너무 차가워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것 같다가도, 3초도 지나지 않아 시원하다고 느껴져요.
그렇게 10초정도 더 지나면요, 점점 그 차가움이 기분좋아지구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채 조금 더 찬물에 몸을 맡기고 나서
몸을 닦고 나오면 어떤지 알아요?
누군가에게 온 몸을 두드려 맞은 것 처럼 욱신거리고,
피부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내가 술을 잔뜩 마신 것 처럼
불긋불긋하게 변해있어요.
익숙함이 이렇게 무섭다는걸, 당신은 알까요?
매일 밤 꿈에서도 만나는 우리 사이가 익숙해지지 않길,
잠들기 전 순간에 나는 늘 기도해요.
익숙함이 우리를 멀리 떨어뜨려놓지 않길,
어쩌다 찾아온 익숙함에도 속지 않고 서로를 늘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길.
그렇게 늘 서로가 서로에게 새롭고 애틋하여
무더운 더위에도, 얼듯한 추위에도 나는 당신을, 당신은 나를
온종일 시원하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