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나를 위한다는 것

by 오롯하게

오늘 날이 정말 좋다.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왠지 모르게 하늘도 공기도 맑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야. 내 팔을 베고 곤히 잠이 들어있는 두리를 보니, 오늘 하루는 행복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 조금 더 두리를 쳐다보다가 일어나라는 듯 나를 핥는 두리의 응원에 힘입어 자리에서 일어났지. 암막커튼을 활짝 걷어내고 벽에 있는 큰 창문을 활짝 열고, 내 몸의 세배쯤 되는 큰 이불을 팡-팡 털고 잘 정리한 후 침대에서 내려왔어. 열려있는 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이 오늘 하루도 행복하라는 듯 등을 떠미는 것 같더라. 너는 오늘 아침 어땠어? 너의 아침도 나만큼 행복했길 바라.


요즘들어 나는 '나'로 살 수 있는데에 힘을 쓰는 중이야. '나'로 사는게 뭐냐구? 그냥 그런거야.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시선같은거로부터 벗어난달까? 비교하고 질투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그런것들을 그만두는거지. 나는 은근히 다른 사람들 눈치를 많이 보는 성향이 강했어. 지나고 나서야 그런 것들이 보이더라. 완벽한 몸매의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그런 멋진 몸매에 감탄하기 전에 날씬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나'이기에 멋지고 아름다운 '나'를 먼저 좋아해주는거지. 옷을 살 때에도 남들에게 어떠어떠하게 보이고싶다,가 아니라 그냥 내가 입고싶은거, 내가 신고 차고싶은 그런것들을 사는거야. 간혹가다 환한 낮에 내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을 알아보는게 민망해질때가 있었어. '아, 내 친구 누구누구 혹은 그저 내 주변사람들은 지금쯤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텐데' 하면서 나는 지금 뭘 하고있는건가. 싶은 생각들 때문에. 근데 이런생각은 얼마 안가고 다른 생각이 들더라구. 그래도 이 좋은 날에 봄을 담은 선선한 바람과 흔들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두리와 함께 그 시간을 거닐고 있는 그 순간이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작년 이맘때쯤 창문과는 유난히 멀리 떨어진 사무실 안 내 자리에서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 '정말 이런 햇살가득한 날에 벽만보고 사무실에 있는게 너무 억울하다'이런생각. 그 생각을 했던 지난날이 떠오르면서 문득 이런게 행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 그래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산다는건 참 별거 없을텐데 말이야. 이렇게 햇살도 바람도 완벽한 날에 그 모든 것들을 누리면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름답게 다가왔지. 그렇다고해서 항상 이렇듯 긍정적이고 행복한건 아니야.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남들이 담긴 상황을 부러워하고 나를 원망할때도 숱하게 많지. 내가 힘들고 나를 원망했던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항상 행복하고 밝고 희망차기만 한다면 진짜 내가 행복한건지 뭔지 알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러니 혹시나 너의 오늘 아침이 나의 아침처럼 행복하지 않다고해서 슬퍼하지 않았으면해. 곧 얼마안가 너만의 행복이 불현듯 나타날테니까.



KakaoTalk_Photo_2017-04-10-13-47-20_56.jpeg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아서 예쁘게 핀 벚꽃사진을 한 장 올려보려해.

나를 위한다는건 정말 별거 없어. 내가 먹고싶은거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복잡한 생각의 틀 속에 넣지 않고 그냥 행하는거야. 꿈꾸고 있는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를 위해 작은 무언가를 해도 좋고, 쉬고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것도 아주 좋아. 나도 나를 위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지만 너도 무작정 사회적으로 좋다고 알려진 것들에 집중하는것 말고도 온전하게 너를 위한 것들을 조금씩 하려했으면 좋겠어. 나는 그래서 이번주 수요일 예쁜 머리를 하러 갈거야. 예쁜 나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머리손질이 편해져서가 아니라 예뻐진 내가 보고싶어서. 그러니 이렇게 좋은 오늘은 먹고싶던 맛있는 음식을 먹는건 어때? 시간을 내서 보고싶던 영화를 보는것도 좋겠다. 많은 시간을 들이거나 큰 돈을 들이는게 아니라,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맘에드는 머리핀을 사는 것도 좋고 무심코 들어간 화장품 가게에서 봄에 어울리는 예쁜 립스틱을 하나 사도 좋구.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오늘 하루는 너만을 위한 하루를 보내길 바랄게. 내일 오늘 보낸 멋진 너의 하루를 들려주길 바라. 그럼 햇살도 바람도 따뜻한 오늘도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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