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자기자신 혹은 자신이 소유하고있는 것들을 가장 소중하게 다루지. 그리고 그건 당연한거야. 우주는 본래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그런데 말이야, 내가 내것을 소중하게 대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과 그 사람이 소유하고있는 것들 또한 중요하게 여겨줘야해. 우주는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그 큰 우주속에 우리 혼자만 사는 건 아니니까.
어제는 날이 참 좋았어. 낮에 두리랑 산책을 나가니까 온 곳에 벚꽃이고 개나리고 목련이고 화알짝 폈더라구. 추운 겨울을 내내 버티고 견뎌서 피어난 꽃들이 너무너무 예쁘더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촘촘하게 펴있는 벚꽃들이 꼭 팝콘같았어. 너도 봤겠지? 늘 산책하는 공원길을 가다보면 넓은 공터가 나와. 섬처럼 길이랑 동떨어져있어서 강아지들을 거기에 풀어놓고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는 곳이야. 아주 암묵적으로. 그런데 어제는 정말 큰 개 한마리가 나온거야. 거의 처음보는 개였어. 견주는 남자였는데 그 남자도 질질 끌려다닐만큼. 두리는 다리가 얇고 길기도 하지만 어렸을때 한번 다리가 부러졌어서 늘 조심하는 편이야. 큰 개들과 부딪히다가 힘에 부쳐 넘어지게 되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 공터가 아니라 멀찍이 떨어져서 두리랑 앉아있는데 자꾸 그 큰 개가 우리한테 오는거야. 견주는 또 질질 끌려 오더라구. 그래서 앉아있는 시간을 포기하고 내가 자리를 피했지. 그러니 그 견주가 공원 출구 쪽으로 가더라구. 그래서 옳다구나 싶어서 넓은 공터로 갔는데 이게 왠걸. 다시 공터로 오는거야. 물론 그 사람의 자유야. 하지만 작은 개들이 많은 그 공터에서 작은 개들에게 굉장히 적극적으로 밀어부치면 밑에 깔리기 쉽상이였어. 결국 그냥 집으로 돌아왔지. 절대 큰 강아지들을 싫어하거나 무시하는게 아니야. 언젠가는 도베르만과 휘핏을 키우는게 내 소원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견주가 잘 통제할 수 있어야해. 그건 필수야. 말했지만 넓은 우주에서는 모두가 함께 사는 거니까.
날도 좋겠다. 점심에 한 산책은 조금 부족하다 싶어서 저녁에 한번 더 그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어. 이번에는 두리보다 더 작은 소형견들이 많이 있더라구. 그런데 이번에는 작은 푸들의 견주가 자꾸 두리를 못 볼것 보듯 하는거야. 곁에만 가려하면 자신의 반려견을 안아들고는 저리가라는듯. 사실 이 견주는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한달전 쯤 그 반려견과 견주를 처음 봤는데 두리가 신이나서 그 반려견에게 달려갔지. 주위를 뱅뱅 돌다가 같이 뛰어놀자고 몇 번 짖었거든. 두리가 워낙 빠르니 나는 80m쯤 뒤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내가 없는 줄 알았던 그 작은 반려견의 견주가 나도 혼내지 않는 두리를 아주 열심히 혼내고 있더라고. 삿대질까지 하면서 말이야. '저리가! 짖지마! 그럴거면 집에 가!' 이런 말들을 하면서 말이지. 아주 매우 몹시. 기분이 나빴어. 내가 두리의 엄마여서가 아니라, 두리는 전혀 공격적이지 않아. 얼마나 겁이 많고 양보심이 좋으신지, 공터에서 내가 던져준 두리의 장난감을 다른 강아지들도 가지러 가면 바로 다른 곳으로 가거든. 먹을 것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그렇게 삿대질을 하면서 자신의 강아지를 안아들고는 괴물을 보듯 소리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왜 자신의 반려견만 소중하다고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 내가 곧장 공터로 들어가니 괜히 멋쩍다는 듯 두리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더라구. 그러고는 물어보지도 않은 변명들을 늘어놓더라. 어렸을 때 살짝 물려서 겁이 많다느니, 괜히 두리한테 말을 걸기도하고 말이야. 아주 기분이 나빴어. 그래도 나와 두리만 사용하는 공터가 아니니까 두리를 줄에 묶었지. 하지만 그 사람이 틀렸어. 자신의 반려견이 소중한 줄 안다면, 다른 반려견들도 그들의 견주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다는걸 알았어야해. 다른 반려견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해를 입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려견이 아니라 견주와 소통을 해야하는 거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 중 하나야. 물론 나도 실수를 하기도해. 사람들은 모두 실수를 하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내 것이 중요하면 다른 사람의 것도 중요하다는걸 알고 살아가야 한다는 거야. 그게 감정이건 생각이건 물건이건 뭐든. 나도 항상 이 생각을 곁에 두려고 노력 중이야.
오늘은 내가 좀 흥분을 한 것 같아.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가 민감하니까. 이해해줄거지? 내일은 조금 더 푹신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해볼게. 요즘 나무에 많이 펴있는 목련처럼.
오늘은 꽃들이 더 많이, 활짝 펴있더라. 활짝 핀 꽃처럼 오늘 하루도 아름다웠길바라면서, 내일도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