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오늘은 아주 눅눅해

by 오롯하게

오늘은 아주 눅눅한 날이야. 미세먼지가 아-주 심각하게 나쁜것 도 아닌데,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탁하더라. 그래서 곧장 오늘의 날씨를 검색해봤는데 비가 온다는 이야기도 없는거야. 기상청 예보가 맞는날이 더 드문 요즘이니 그냥 믿지 않기로 했어. 곧장 빗방울이 떨어질 것 처럼 허공을 가득 채운 하늘이 눅눅해보였어.


그런 날 있잖아, 비는 오지는 않는데 하늘이 아주 무겁게 느껴지는 날들. 해는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도 없고 먹먹해 보이는 하늘이 나까지 먹먹하게 만드는 그런 날. 오늘이 딱 그런 날 같았어. 그런데 이건 비단 날씨때문이 아니라 해결하고싶고 그래야만 하지만 내가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문제들도 있었기 때문이지. 아주 열심히 노력해도 절-대로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아마 너도 그런 문제를 한번쯤은 만나봤을거야. 속이 너무 답답해서 한숨을 아무리 크게 쉬어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그런 날. 오늘이 딱 그런 날이야. 사실 살아가다보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들보다 내 힘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일들과 많이 마주하게 되는 것 같더라. 아마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온 힘으로 해결한 일들이 더 크고 멋지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어. 맞아. 그런 것 같다. 늘 행복하지 않기에 가끔씩 찾아오는 소소한 행복들이 우리를 웃게 해주는 것 처럼 말이야.


오늘처럼 눅눅하고 무거운 날에는 왜인지 모르게 지나간 일들을 많이 떠올리게되. 그것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거나 영영 잊었으면 하는 그런 기억들 말이야. 행복한 생각들로 먹먹한 마음을 달래기도 모자란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주 암울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지. 어렷을적 친구와 싸운 일이라던가 기억이 사라졌으면 싶은 옛남자친구와의 일들 혹은 나에게 아주 상처가 되었던 순간들까지 생생하게 떠오르지.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하니 오늘 내 하루가 너무 끔찍하게 들리는건 아니지? 오늘 하루가 썩 좋지는 않지만, 괜히 끔찍했던 하루. 라고 생각하면 괜히 더 끔찍해지는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해.


무거운 먹구름들만 가득 찬 날들보다 오히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붓는 비가 훨씬 더 반가워. 눅눅하고 찝찝했던 생각들과 답답한 마음이 씻겨내려가는 기분이 드니까. 물론 밖을 많이 다녀야하는 날에 내리는 비는 매우 걸리적거리고 귀찮고 성가시지만,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끝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일 만큼 시원한 일은 없는 것 같아. 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을까? 내가 느낀 오늘의 눅눅함을 너도 느꼈을까? 참 궁금하다.


내일은 이 먹먹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수그러들었으면 좋겠어. 큰 행복이 오지 않아도 좋으니 소소한 행복들로 가득 찬 하루를 만났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 내일 너와 나눌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너도 오늘이 나처럼 먹먹하고 눅눅했다면, 너의 내일하루 또한 밝고 빛나길 바랄게. 그럼 오늘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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