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흐-음
여러번 헛 기침을 했어. 목 안이 뭔지 모르게 간질간질하고 꼭 뭐가 걸려있는 느낌이 들어서 켁켁 거리다가 큼, 하고 목 안을 긁는 것처럼 그렇게.
요즘은 공기가 참 힘들지. 그게 무슨 말이냐구? 그냥 공기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의도치 않게 여러가지 중금속이며 모래며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들에게서 부숴져 나온 부산물들로 공기들이 텁텁하고 답답해하는 것 같더라. 두리랑 산책을 나가서 5분만 지나고나면 손등이 거석거석해진게 느껴져. 그러면 정말 아, 깨끗하고 맑은 공기만으로 숨쉬는 것 조차 어려워진 세상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커다란 바위처럼 느껴지지. 넘기 힘든 아주 큰 바위산같이 말이야. 그러고는 다시 헛기침을 해. 콜록콜록 하며.
가끔은 미세먼지나 공기의 질 따위는 상관없이 목이 간질거리거나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이 나는 날들이 있어.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이상한 달나라로 데리고 갈 것 같은 그런 날들. 괜히 가슴이 답답해오다가 울컥,하고 목에 뭔가 걸린 것 처럼 목 언저리가 묵직하게 답답해져오는 그런 느낌. 무슨 말을 하는 거냐구?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너는 이런 적 없니? 나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못해서 가득 차오르는 눈물을 꿀꺽. 하고 삼킬 때처럼 목이 묵직해. 아주 답답하고 말이야. 헛기침을 아무리 여러번 해도 뚫리지 않는 그 간질거림이 요즘따라 자주 느껴져. 사실 미세먼지는 핑계고 답답한 마음에 습관처럼 한숨을 하듯, 그렇게 헛기침을 하는 것 같아. 꼭 목에 뭔가 걸린 것 처럼 말이야.
책이나 sns에 떠도는 글들을 보면 그런 말들이 많이 나오잖아. 원래 세상을 산다는게 맘처럼 되지 않는다고. 그러니 너무 좌절 말라고. 나는 끽해야 25년도 채 살지 않았지만, 그래서 아직은 세상을 잘 모르겠지만 나의 삶도 내가 살아가야하는 이 세상도 썩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건 알겠더라. 세상이 내가 뜻한대로 마음 먹은대로 움직인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지. 그런데 괜히 내 주변을 보면 남들은 그들이 마음 먹은대로, 의도한 대로 그들의 삶을 흘려가는 것 같아서 괜히 내가 작아져.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뭐 이런거랑 좀 비슷한건가 싶기도 하지만 나는 그들의 속사정은 모르는 거니까 괜히 보이는거에 부러움을 보내게 되더라.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기대했던 일들이 생각과 다를 때 줄곧 한숨을 쉬는 버릇이 있었어. 아주 크게. 그런데 요즘은 뭔가 불편한 것 처럼 헛기침을 자꾸 하게 되. 얼마전까지 달고있던 감기가 낫지 않은 것 처럼 말이야.
어렸을때 생선을 먹다가 굵은 생선가시가 목에 걸리면 엄마는 내게 밥 한숟가락을 크게 떠서 씹지 않고 그냥 꿀꺽 삼키라고 하셨어. 그러면 밥 뭉텅이가 쑥 내려가면서 목에 걸린 생선가시를 밀어주는거지. 나는 요즘 큰 밥 뭉텅이가 필요해. 목에 걸린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목에 걸린 무언가와 가슴을 답답하게 틀어막고있는 것들을 쑥-밀어줄 수 있게 말이야. 그런 것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있었으면 좋겠다. 헛기침을 많이해서 목이 다 상한 느낌이거든.
오늘은 황사가 굉장히 심하데. 어제 내린 굵은 빗방울들이 오늘 불어닥칠 황사바람까지 모두 잠재워줬길 바랐는데 역시 세상은 마음처럼 안되나봐. 황사도 심하고 미세먼지도 안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햇살은 좋은 하루니까 오늘 하루도 따뜻하게 보내자. 내일은 내 목에 걸린 이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씻어내리고 올게.
그럼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