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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문숙 Sep 30. 2016

2016.8.6 - 이탈리안 파슬리의 여름



이탈리안 파슬리 씨앗이 있었다. 뿌려놓고 잊었다. 봄날 싹이 돋았을 때 어여쁘다 여기고 또 잊었다.여름이 오기까지 한두 줄기 꺾었을까. 그리고는 잊어버렸다. 오늘 아침 나갔을 때 겉의 잎이 누렇게 시들어가고 있는 걸 보았다. 모두 뽑았다. 초록이 성한 것만 잘라서 플라스틱 바가지에 물을 받아 담갔다.



이탈리안 파슬리가 주재료인 허브 샐러드가 있다. 쿠스쿠스와 렌틸콩이 부재료다. 토마토 따러 나가서 한참, 월계수 이파리 뜯으러 나가서 한참 잔디밭에 엎드려 풀을 뽑았더니 샐러드 두 가지 하는 데 두 시간이 훌쩍 넘게 걸린다.



이렇게 차려 놓고 냉동실의 식빵을 꺼내서 토스트 해 곁들였다.
늦은 점심이다.



파슬리는 아직 한 줌이 더 남았다.
그대로 꽃으로 있을래?
아니면 먹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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