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어떤 나무들은]
문학 작품의 숙명이라는 것은 언제나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 작품은 대중을 동시에 상대로 하는 게 아니다. 문학 작품이 어떤 큰 대중을 동시에 상대하게 되는 것은 그 문학 작품이 갖고 있는 사회적 상징으로서일 뿐 그 실제의 작품은 아니다. 실제의 작품은 그 세부 하나하나가 모두 한 독자 내부에서 그 독자라는 한 개인과 한 인간 존재의 세부들과 만나 서로 갈등하고 마찰하고 교통하면서 전달될 수 있을 때 그 문학 작품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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