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 이브토로 돌아가다
매일 글을 쓰려고 애쓰지만 일상생활에서 비롯되면 이유들로, 그러니까 약속이라든가 급하게 장을 봐야 한다든가 하는 이유로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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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는 글에 대한 생각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건 마치...... 마치...... 제가 두 차원에서 사는 것과 같달까. 실생활에서 살아가고 ㅡ 지금 여기에서처럼요 ㅡ 또 다른 차원, 그러니까 저와 붙어 다니는 책을 쓰며 글쓰기 속에서 살아가는 거죠. 그야말로, 글쓰기 강박이라고 볼 수 있죠. 삶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적이 있긴 합니다만, 사실상 삶을 누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한 글쓰기 강박을 늘 갖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스무 살에 품었던 글을 쓰고 싶다는 저의 야망, 저의 욕망 ㅡ 그것이 좋은 것이었는지 나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ㅡ 을 생각해 보면,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게 가장 중요하겠죠.
아니 에르노, 이브토로 돌아가다. pp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