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 차, 시간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갔다.
오늘도 털전쟁에 시달리며 옷이고 카펫이고 엉겨 붙은 털을 청소하며 문득 든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흘러 흘러 모이와 노이가 8살이 되었다.
처음엔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처음 만난 모이, 노이는 참 얌전했다. 잘 울지도 않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그래서 겁도 없이 내가 돌봐주겠다고 했던가보다. 모이랑 노이도 내가 낯설었겠지만 나 역시 집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는 건 처음이라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발톱을 잘라주려고 이불로 몸을 둘둘 감싸고 손가락(?) 하나하나 두려움에 떨었던 순간은 정말이지 옛날옛적 이야기 같다. 이제는 가뿐하게 안아 들고 4살짜리 꼬맹이 손톱 잘라주듯 편안하게 자를 수 있는데. 참 그땐 별게 별거였다.
지금도 글을 쓰는 내 뒤에서 도롱도롱 작게 코를 골며 잠든 두 녀석. 나도 참 많이 변했지만, 고양이들도 집사를 만나 변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우리 집에 오기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나와 살면서 녀석들은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느긋해졌다. 아마도 고양이는 집사를 따라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제는 화장실을 치우면서 생각해 보니 방과 가까운 쪽 화장실만 자주 쓰고 바로 옆에 조금 먼 화장실은 별로 쓰지도 않았더라. 만사 귀찮아하는 것도 나랑 똑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에게 스며든 시간이 점점 더 소중해진다. 한낱 인간으로 태어나 100년 언저리 살다 가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생이라 생각할 것 같은데, 고양이는 그보다 4배는 더 빠른 삶은 산다. 인간인 내게 너무 짧은 시간이다. 중장모에 이중모라 숨 쉴 때마다 털이 빠지고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지만, 없는 것보단 곁에 있는 게 낫다. 사랑이 별 건가, 힘들고 귀찮아도 없는 것보다 곁에 있는 게 낫다면 이게 찐이지.
이제 또 일을 하고, 청소를 해야지. 참 질릴 새도 없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늘 새롭게 귀여운 너희들 때문에 참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