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을 한 지 한 달 째다. 정확히 말하면 29일째.
시작은 엄마를 위한 미라클 모닝 책을 읽으면서 마음먹게 되었다.
아이들이 붙여준 내 별명은 잠만보였다. 매일 늦잠을 자서. 워낙 새벽 2시쯤 자는 습관이 오래도록 길들여져 있었고 예전에도 며칠 하다 실패한 적이 있었기에 한 달을 채우게 될 줄은 몰랐다.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조건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것이다. 다시 일어나겠다는 미련 없이 아이들 자는 시간에 같이 누워 자버렸던 것이 컸다.
기상 시간은 처음에 4시로 기준을 잡았는데 좀 더 누워 있다가 4시 30분 기상할 때가 가장 많고 어떤 날에는 3시. 무리했던 다음 날은 5시도 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벽 기상의 단점 때문에 쓰게 되었지만 아직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 그렇지 나는 점점 새벽형 인간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좋은 점
1. 글을 쓰게 된다.
올빼미 형으로 살 때는 새벽에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했다. 잠을 올 때까지. 거의 새벽 2시였다. 그 시간이 넘어가면 귀가 울리거나 하는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 새벽 기상을 하면서 그 시간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고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일기로 시작했다.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은 말들을 늘어놨다. 빨리 끝나는 날도 있고 길어지는 날에는 등원 준비 시간을 침범하기도 했다. 이제는 글 한 편을 만드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두게 되었다. 힘들겠지만 한 번 해보려 한다.
2. 여유
새벽형 인간이 되길 가장 잘했다고 생각했던 건 바로 아이들 소풍날이었다. 소풍날만 되면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든데 도시락까지 싸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했다. 일 년에 몇 번 안 되지만 두려운 날들 중 하나였다. 새벽 기상을 하고 적어도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매번 유부초밥만 싸주다가 이제 김밥까지 같이 싸주게 된다. 허허. 내가 김밥을 싸는 날도 오는구나. 뿌듯했다.
또 매일 늦잠만 자던 엄마가 항상 일찍 일어나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맞아주니 아이들도 참 좋아한다.
3. 계획
오늘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시작하는 하루와 아무 계획 없이 시작하는 하루. 요즘 들어 나는 더 강력한 J형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계획이 없으면 불안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아침에 계획을 세울 때면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4. 보람
하루를 살면서 보람을 느끼는 일이 얼마나 있었을까. 늦게 일어나던 날에는 찾기가 힘들었다. 뭐 큰 대단한 일을 해내야만 느낄 수 있었던 보람. 이제는 그저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 보람은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한다.
단점
1. 강박
둘째 때문에 한 번씩 잠에서 깬다. 근데 꼭 그 시간이 새벽 1시 반 아니면 2시 즈음. 어제는 그때 깨서 곧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것이다. 한 달 정도 쌓아온 새벽 기상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는 강박이 생긴 거 같다. 또 하루는 아이들과 잠이 들었는데 엄청 힘든 꿈을 꾸었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 자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시계를 보니 11시 50분 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울고 싶기도 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뇌가 나를 이렇게 속일 수도 있나. 분명 다 잔거 같은데. 너무 심한 강박은 오히려 나를 해칠 수 있다.
2. 낮잠
꼭 새벽 3시쯤 일어난 날은 오전이 되면서 몸이 눈사람 녹듯이 흐물흐물 피곤해져 간다. 잠이 온다. 그러면 오후 3시쯤 낮잠을 자게 되는데 이 잠이 진짜 꿀맛 같으면서도 계속 자고 싶은 중독성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 다시 나머지 생활을 하는데 적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3. 건강
늦게 잘 때는 눈 밑 떨림이나 귀울림 등의 부작용이 있었는데 새벽 기상을 하고는 감기가 낫지를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추운 방에 들어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잠을 푹 자지 못해서?인 거 같기도 하다. 이럴 때면 며칠 푹 쉬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나 스스로 나를 믿지 못한다.
4. 30분의 소중함
4시쯤 일어나 7시까지는 내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눈치 없이 덩달아 일찍 일어난다. 6시 15분, 6시 30분. 일찍 일어난 아이들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내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육아의 전선으로 뛰어갈 때면 그 시간이 아쉽기도 하다.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일찍 일어나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작은 습관들로 이루어진 덩어리라고 생각한다. 새벽 기상이라는 하나의 좋은 습관을 만들었으니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다뤄 지금 보다 좀 더 나은 인생길을 찾아 나갈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