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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도락 Oct 26. 2022

부모님, 아이와 거제 여행 (알찬 코스)

1일 차. 금      


거제 해양 박물관     

학교가 끝나고 2시쯤 출발했다.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 아쉬워 들린 곳은 <거제 해양 박물관>. 물고기도 보고 전망대가 있어 먼바다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내려오니 꽝 없는 뽑기 기계가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들. 동전을 바꿔 도전해 본다. 키즈카페처럼 놀이 시설이 있는데 1학년인 아들은 들어갈 수 없고 시간도 다 되어서 못 갔다. 아쉬웠다.      

하늘을 보니 양떼구름이 지나간다. 아들이 학교에서 배웠다며 알려준다. 넓은 광장 같은 곳에서 술래잡기를 하자고 한다. 어딜 가나 술래잡기는 빠질 수 없지. 암.      


거제 소노캄 – BBQ       

체크인을 하고 6층 엘리베이터가 가까운 숙소로 들어간다. 뷰가 정말 좋다. 저녁은 숙소에 있는 BBQ를 이용하기로 했다. 예약을 했다. 바닷바람이 차다고 해서 비닐 천막이 있는 테이블을 잡았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다. 거제의 바닷바람은 천막을 흔들어댔다. 소고기도 굽고 삼겹살도 구웠다. 마지막에 알았는데 소고기를 살 때 작고 얇은 건 금방 타버리고 마지막에 추가로 사 왔던 살치살이 더 잘 구워지고 맛있었다. 그리고 고기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아마도 콩나물 무침이 아니었을까 싶다. 산더미만큼 쌓아서 정말 맛있게 많이 먹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산책을 간다. 전에 왔을 때보다 다리를 증축해서 만든 공간인 거 같다. 가는 길에 백 년에 한 번 핀다는 소철나무 꽃을 봤다. 이거 실화인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또 찍고. 밤바람을 맞으며 패딩을 입은 아이들도 잘 걸어간다. 이렇게 우리의 첫 날 밤이 마무리된다.      


2일 차. 토      

오늘은 할로윈 축제에 가는 일정이 있어 얼굴에 다이소에서 사 온 스티커를 붙였다. 잘 되려나? 했는데 쉽게 너무 잘 된다.   

     


매미성       

오늘의 첫 코스는 매미성. 왜 매미성일까 했는데 태풍 매미 때 지어진 곳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가는 길은 마치 여수의 향일암 가는 길이 생각났다. 대신 향일암은  갓김치 막걸 리가 많은데 이곳은 아기자기한 카페와 슬러시가 많았다. 성에 드디어 도착. 지금까지 계속 만들어 지고 있는 곳이었다.       

높이 올라가 보니 ‘작업할 때 말 걸지 마시오.’ 라는 팻말이 있을 정도로 방해하지 말라는 문구를 작성한 주인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엄청난 바다 뷰와 함께 사진을 찰칵찰칵 남겨본다. 아이들은 바다로 내려가고 부모님은 여전히 사진을 담아내고 계신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다시 차로 가는 길에 아이가 덥다며 슬러시 쪽으로 향한다. 인사를 엄청나게 친절하게 해주셨던 카페로 갔다. 슬러시도 사고 커피도 사고. 안으로 들어가니 천국의 계단처럼 높은 포토존이 있다. 친정 엄마와 아이도 올라가 본다. 멋진 샷을 담아낸다.       


진해 해양공원 – 솔라타워      

다음 코스는 진해 해양공원. 남편이 말하기로 이곳은 3시간 정도를 돌아야 다 본다고 하던데 정말 그 정도로 야외도 실내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밖에는 엄청 나게 큰 군함?도 있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더 산책도 가능했겠지만 우리는 또 다른 일정이 있었기에 실내로 향했다. 1층에서는 영상을 쏴서 뛰면서 물고기 잡는 게임이 있어서 한참을 뛰어다녔다. 층간소음만 아니라면 집에도 하나 설치해서 뛰어 놀게 만들어 주고 싶다. 

2층에는 터치풀이라는 테마가 있는데 이건 시간제한이 있었다. 손을 넣으면 물고기들이 온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낚시 게임을 하는 곳도 있고 공을 넣으면 바람을 이용해 날아가는 체험도 좋아했다. 

솔라타워로 이동한다. 가는 길은 덥기도 하고 좀 힘들었다. 그래도 올라가 보니 안 왔으면 어쩔 뻔? 유리 바닥 건너기는 4살 아이가 겁도 없이 용감하게 잘 건너간다. 잠수함 체험도 해보고.       


수제 국수      

근처 맛집으로 이동한다. 사람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아니 얼마나 맛집이길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단 아이들 놀이방이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런 공간이 정말 소중하다. 자리를 두 개로 따로 잡고 (그래야 빨리 들어갈 수 있음) 기다리는 데 안 쪽에 방이 있어 옮겨주셨다. 국수가 아주 아주 푸짐하게 나왔다. 근데 값은 4500원이라니. 만원은 할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맛도 아주 좋다.     

 


진해 보타닉 뮤지엄     

점심을 든든히 먹고 온 진해 보타닉 뮤지엄. 여긴 순전히 할로윈 분위기 때문에 왔다. 주차 공간이 넉넉지 않아 길에 대고 올라간다. 표를 끊으면 아래부터 구경하고 오라고 하는데 우린 그럴 시간이 없어 메인 공간으로 들어간다. 둘째가 무서워하면 어쩌나 했는데 오빠 손을 잡고 잘 따라다닌다. 귀신한테 말도 걸어보고. 아기자기 잘 꾸며 놓았지만 작년에 갔던 상하농원에 비하면 좀 아쉬움이 남았다.     


고성 공룡 엑스포     

마지막 코스 고성 공룡 엑스포. 10월 행사 기간이라고 해서 내려오는 길에 들러보기로 했다. 둘째는 잠이 들었다. 도착하니 차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몇 년 전 왔을 때는 이런 정도는 아니었는데 사람도 정말 많았다. 잠이 덜 깬 둘째를 안고 다니다 보니 힘이 들었다. 사람에 치이고 어디부터 가야 될지도 모르겠고.      

일단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풍선 쇼 하는 곳에 사람들이 앉아 있다. 쇼가 시작되고 풍선 아저씨의 입담과 퍼포먼스에 하하. 호호. 많이 웃는다. 옆에 앉은 아들은 박수를 신나게 쳐대고 누구 도와줄 사람? 하니 저요 저요 해보고 결국엔 흥에 못 이겨 “엄마 나 갔다 올게.” 하고 앞으로 나간다. 적극적인 모습을 본 나머지 식구들은 어안이 벙벙. 앞으로 가서 아저씨를 따라 쪼쪼 댄스를 열심히 추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했다. 엄마는 그러지 못했단다. 너의 적극성에 박수를 보내마. 풍선 아저씨는 이제 마지막 피날레 풍선을 꺼내 든다. 아저씨가 아이 있는 쪽으로 가서 뛴다. 아이도 열심히 뛴다. 아저씨가 뒤로 도니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아저씨는 아이에게 풍선을 안겨준다. 와!!!!!!! 너무 놀랬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기도 했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아저씨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는 세상을 다 가진 양 기뻐한다. 스타가 되었다. 덩달아 동생도 좋아한다.      

풍선은 점점 짐이 되었지만 이 날의 기쁨은 잊지 못할 거 같다. 캐릭터 관 하나 보고 할로윈 꾸며진 곳 보고 나니 남편은 먼 길을 또 내려갈 일이 걱정인지 출입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나는 저녁 퍼레이드까지 보고 싶었지만 내가 운전하는 거 아니니 나도 따라 퇴장을 한다. 풍선이 아니었다면 울었을 뻔. ㅋㅋ    

내려가는 길엔 아이들은 노래도 부르고 이야기도 하고 신이 났다. 

    


광양 경원 해물찜

어제 고기는 먹었고 매콤한 걸 찾게 된다. 광양에 해물찜을 검색하니 이곳이 나온다. 볶음밥이 예술이라더니 정말 예술이었다.      


이렇게 아이들 부모님과 함께한 거제 여행 이야기를 마친다.       

ps. 모든 일정과 예약 및 운전을 담당해준 가이드 남편에게 감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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