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도 타이밍이다. 택배를 잘 시키는 편이다. (조금 과장해서 남편은 택배 박스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다닌다. 흠.) 어떤 물건을 시킬 때 진짜 당장 필요한 거 하나를 주문하면 오자마자 당장 뜯어보게 되지만 어중간한 거.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물건 여러 개를 주문한 날엔 어김없이 박스가 쌓이고 만다.
이번엔 좀 특별한 경우긴 했다. 생일 선물 택배가 온 것.
뭐 수 십 개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온 택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언 박싱을 하게 된다. 그래서 쌓아 놨다 한꺼번에 열어 보게 되었다.
박스만 보고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새로운 아이템이 오면 이 물건들을 또 어디에 놓아야 할까. 그런 걱정이 된다. 치우는 사람이 되긴 되었나 보다.
생일에 받은 선물과 메시지는 아. 오늘 받은 힘으로 또 1년 살아가라는 건가 보다. 나의 태어난 날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구나. 라며 스스로 에너지를 축적해 두게 된다.
쌓여있는 택배를 뜯어 마음에 저장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후련하고 든든해진다.
역시. 사랑과 정리는 힘! 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