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다 만 과자 상자
갖은 양념들
채반
생선 구이
롤 팬 회전 냄비
쌓이고 쌓인 냄비들
작두콩 차
김 봉지
사과즙
쌀
관리 안 하면 순식간에 짐이 쌓이는 곳.
여기에 뭘 꺼내로 가기가 무서웠다.
언젠가는 뭐라도 떨어져 다치거나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바로 치울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 쌓이기까지 시간은 얼마 안 걸리는 데 다시 깨끗하게 정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수시로 쌓이지 않게 제자리에 물건의 자리를 찾아 주는 게 중요하겠지.
싹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대신 밑에 서랍 위에 서랍은 또 다시 정리하는 걸로.
소름이었던 건 손도 댈 수 없이 쌓였던 곳이 정리되어도 남편은 변화조차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무신경하니 쌓인 짐을 보고도 치울 생각이 1도 없는 것인가.
더 쌓이지 않게 관리 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