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어 독서습관이 생겼다. 학창 시절은 놀기에 바빴고, 취직한 이후는 적응하며 버텨내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책이 일상으로 들어온 계기는 더 이상은 넘어지지 않아야 하는 절박함이었다. 스스로를 지키고 싶고,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시선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많은 자기 계발서들을 읽었다. 읽는 순간에는 마법처럼 내가 주인공처럼 능력 있는 사람이 금방 될 줄 알았다. 몇 년이 지나고야 독서도 지름길이 없음을 느꼈다. 독서 또한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요, 지난한 과정임을 깨닫는다.
넘어져 보았기에 넘어진 사람들이 보이고, 일어나 보았기에 어떻게 일어나야 후유증이 덜 한지도 말해줄 수 있다.
내 경험이 힘들어하는 이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제 아내랑 들렀던 곳에 누군가 동백꽃으로 사랑 모양을 만들어 두었다. 아내가 나를 보며 피식 웃는다. 조금 전까지 서먹했었던 분위기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