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문장을 보면 탄복하면서도 나의 것이 아님에 아쉬워하고, 멋진 사진을 보면 언제쯤 나도 저런 사진을 찍을까라며 부러워합니다. 실력 있는 분들을 보며 애써 배우려 노력하지만 갈길은 아득합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습니다. 작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는 것,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득해서입니다. 양동이에 떨어지는 한 방울은 극히 적은 양이지만 차는 것처럼, 기다림과 인내의 한 방울이 쌓여 언젠가는 차게 될 것입니다. 임계량이 넘어야 넘치는 게 자연의 순리입니다. 부단히 채우는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과욕입니다.
지금은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독서습관을 만들려고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책이 일상에 들어오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작년 4월 말부터 글쓰기를 시작할 때 1주일에 한편씩 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초고는 5시간, 퇴고하는 데까지 8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글 쓰는 근육이 없이 장시간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엉덩이로 공부한다는 말이 곧 엉덩이로 글 쓴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컸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막연했습니다. 그래서 소소한 일상을 관찰하며 사진과 함께 짧은 단상을 올렸습니다. 읽은 책도 리뷰하니 써야 한다는 부담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씨를 뿌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생각하며, 책을 읽고, 일상을 관찰하며 글감을 모으려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사람을 만 날 때도 대화에 집중했습니다. 메모해 두었던 내용이 어느 순간 신호를 보내 글이 한편씩 나올 때마다 기쁨은 컸습니다. 작은 성취의 경험은 소중하게 마음창고에 축적되었습니다.
주어진 일이라는 단거리 경주 후 적절한 쉼을 통해 다시 일을 준비하는 것처럼 일과 삶의 균형을 생각합니다. 긴장과 이완의 조화를 생각합니다. 오늘도 들숨처럼 하루를 흡입하고, 날숨처럼 생각을 모읍니다. 틈틈이 글을 쓰면 총량 법칙에 따라 서툰 글은 되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합니다. 바쁠수록 틈틈이, 시간을 아끼며 책을 읽고 산책을 합니다. 일어나는 일들에 의미를 두며 오늘도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자고 다짐합니다. 한 문장에 진실된 삶과 사랑이 녹아 있을 수 있도록.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