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에 생각 스위치가 켜졌다. 지인이 보내준 마음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렀다. 석양 사진은 적당한 구름이 있어야 훨씬 아름답다. 흐린 날도 있어야 맑은 날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게 아닌가. 새벽이 어두울수록 해가 밝은 것처럼.
힘든 때일수록 감사의 이유를 찾아 정면으로 돌파하는 편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기회임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도 드라마틱한 일들이 많았지만 순간순간 선택한 것에 후회 없도록 달음질쳤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라고 했다. 덜 후회하도록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고 현명한 분들께 지혜를 구해 하루를 마무리했다. 혼자만의시간을 가지며 흐트러진 생각부터 리셋한다. 음악 듣고글을 쓰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고했어. 오늘도"
#2. 앤을 좋아하는 아내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면 추가로 상품구매 의향을 묻는다. 평소는 무시하는데, 빨간 머리 앤 캐릭터가 눈에 들어온다. 앤의 찐 팬인 아내가 떠올라서다. 아내의 앤 사랑은 지극하다. 집안 어디서나 앤과 다이애나를 찾을 수 있다.손수건, 파우치, 화분, 받침, 필통, 컵, 그릇, 필기구,... 책은 몇 권 인지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좋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앤을 좋아하는 사람 덕에 앤을 더알게 되었는데,어려운 상황에서도 명랑하게웃음을 잃지 않는 앤의 매력에 푹 빠졌단다.
'책을 더 열심히 읽으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알아차리겠지.'
사실 연애 때 아내는 가끔씩 돌발 행동으로 웃음준 일이 있었다. 버스를 탔는데 괴팍한노인분께서 아내에게 자리 양보 안 한다고 대뜸 호통쳤다. 자는 척했다고 오해를 받은 아내는 한마디 하면서 내렸다. "할아버지는 돈을 두배로 내시고 타셨나요." 무례한 태도에 대한일침이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한창일 때구박받는 남친을위해 꼭합격할 거니 걱정 마시라고 어른들께 큰소리를 쳤던 아내다. 25년 동안 변함없이 내편이 되어준 아내가 고맙다.
부부는 쉬지 않고 그때그때 이어달리기를 하는 게 아닐까.내가 더 뛰면 아내가 덜 뛰고, 내가 덜 뛰면 아내가 더 뛰게된다. 연애부터 지금까지 회사일, 육아, 집안일, 대소사 등 매 경기마다 많이 뛰어 지친 아내를 위해 내가 좀 더 뛰어야겠다. 사춘기라는 장애물 허들 경기는 더더욱 정신 차리고.
#3. 독서모임 준비
공무원 독서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비대면으로 6개월씩(월 1회, 평소 2쪽 인증) 독서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소모임이 참여하신 분들은 자연스레 커뮤니티도 활동하니 최근 좀 더 활성화되었다. 3년 전 책 읽는 공무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만든 독서 플랫폼 '다독다독'이 어느덧 회원 1,200명에 근접했다. 추천도서, 시와 사진, 칼럼, 서평, 소모임 운영 등 자료를 일주일 평균 5개 내외로 업로드하였더니660개가 되었다.도움되었다는 답글과 감사 메일에 짧은 회신을 하며 느슨한 마음을다잡는 계기가된다. 신발끈을 동여매듯 다시 힘을 내자며 자료를 찾는다. 지난주 6개월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전체 회원에 3기 소모임 안내 메일을 보냈다. 이틀 만에 목표인원 25명이 선착순마감되었다.지난 1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논문 사례를 조사하여 책과 비교하며 발표한 회원이었다. 남다른 준비에 회원들 모두 좋은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었다.
독서모임은 운영할수록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낀다. 3기는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운영하고자 관련 책을 보며 착안할 것을 찾았다. 6년 동안 다양한 독서모임을 경험한 저자의 생생한 조언은 모임을 구상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특히, 독서모임 운영자는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라는 문장이 공감되었다. 지금껏운영자로서부족함은 회원들의 넉넉함으로 채워주었다.새로운 회원들과 함께 할 6개월 여정이 벌써 기다려진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수혜자는 나였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책임감에 꾸준히 책을 읽게 되고, 편독하지 않도록 책 선정을 하다 보니 균형 독서를 하게 되었다. 책 고르는 요령도 조금은 생겼다. 모임 주재를 하니 조리 있게 말하는 연습도 하게 된다.가장 큰 수확은 다양한 생각 나눔을 통해 지식의 지평을 넓힌다는데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모임을 할수록 겸손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분들을 보며, 독서력이 좋은 분들의 설명을 들으면 배움에 끝이 없음을 깨닫는다. 지극히 부분을 알면서, 아는 지식도 불완전 한채 머리만 큰 사람으로 살지는 않는지 돌아본다.
온라인 독서모임이 회원의 독서습관을 돕는다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보람을 넘어 가슴 떨리는
일일 테다.
책 읽는 공무원이 많아지면 먼저 공무원과 그 가족이 행복해지고 점차 국민을 위하는 모습으로 발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