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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출근길 명화 한 점'을 읽고

명화로 일상을 사유하는 아트 메신저가 전하는 명화 에세이

by 모티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한 명화 소개 글을 엮은 책입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먼지가 되어 사라질까 봐 명화로 삶을 기록한다’는 저자가 전하는 감성에세입니다. 아트 메신저로서 감성을 덧입혀 담담히 110편의 명화들을 소개합니다. 고단하고 지친 분들은 위로를 얻고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높게만 느껴질 수 있는 명화를 저자의 일상의 경험과 담담하게 연결하여 편안하게 안내합니다. 요일별로 섹션을 나누고 작가의 느낌에 따라 명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섹션 끝 부분은 야수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오르피즘, 입체주의, 낭만주의, 상징주의 등 미술 사조를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밝고 경쾌한 색감으로 행복과 긍정을 그렸던 ‘라울 뒤피’, 굴곡진 삶을 헤쳐나가며 그림을 그렸던 ‘로렌스 알마 타데마’, 모스크바의 풍경과 삶의 현장을 그렸던 ‘유리 피메노프’, 색과 문양 그리고 콜라주를 새롭게 해석했던 ‘앙리 마티스’, 하늘의 별, 술과 카페에 애착을 가졌던 ‘반 고흐’ 등 시대상과 작가 해설로 그림 이해를 도와줍니다. 화가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아름다운 색체들을 전하는 그림 속에 묻혀 있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합니다.


조금 지쳐있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괜찮아. 잘하고 있잖아. 그림도 음악처럼 위로와 힘을 줄 수 있어”라며 책이 다독여 주었습니다. 수많은 명화에도 명암이 있고, 희극과 비극 사이의 조화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림 보는 법을 조금은 배웠습니다. 느끼는 대로 보며 끌리는 그림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찰스 커트니 커란의 ‘언덕 위에서’를 보며 시선이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엄마와 두 딸이 함께 앉아 멀리 바라보는 장면은 10년 후, 20년 후 두 딸들의 모습과 오버랩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살아야 할 아이들의 인생이 그려졌습니다.


명화를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은 바뀔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 고맙습니다.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고 유쾌하게, 식견 있는 분들에게는 다른 시선과 관점을, 전문가들에게는 명화 소개 정도로 그쳤다고 평가될 듯합니다. 서양화 위주의 특정 사조에 치우친 설명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명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보는 사람이 명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비추고 잊고 지냈던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낸다면 그 그림이 명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란 점묘화를 그리며 살아갑니다. 어떤 그림을 남길 것인가는 하루라는 점을 잘 찍는 데 있지 않을까요.

인상 깊은 문장


- 내 마음대로 느껴도 괜찮은 그림. 저에게는 그런 그림이 추상화입니다.(P43)


- 같은 사람이 같은 노래를 불러도 공간과 상황이라는 재료가 다르면 전혀 다른 느낌이 전해지듯(p97)


- 상처 없는 사랑은 없다. 다만 상처가 생길 때 어떻게 치유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P107)


- 책을 읽는 것은 잊을 수 잊을 수 없던 일을 잠시나마 잊고,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p125)


- 모든 것이 결합하여 새로운 계기를 만들고, 서로 다른 디딤돌이 되어 발전한다.(P245)


-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를 이겨서 올라서야 하는 시상식 단상이 아니기에, 순서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라도 좋은 일이 있으면 기쁘게 축하해 주는 마음, 그 마음이 진짜 행복한 마음인 것 같다.(p246)

사진 동아리방 회원이 공유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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