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Oct 29. 2021

[사진 에세이] 순간에 느낌을 기록합니다.

눈에 드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점심 때면 20분 남짓 산책을 합니다. 걷는 길에는 나무가 병풍이 되기에 지루하지 않습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나무들도 절정을 뽐냅니다. 한 달 후는 낙엽을 떨어내며 겨울나기를 준비할 겁니다. 가을은 채움과 비움이 동시에 있는 계절입니다. 결실을 얻은 만큼 비워질 테니까요.



도란도란 여인들이 걸어갑니다. 빛을 향해 걸어가는 순간을 담고 싶었습니다. 기다림 후 순간을 포착합니다. 맘에 든 사진은 대부분 기다림의 결과입니다. 구도를 잡고 정지된 시간, 장면 변화순간에 생깁니다. 호흡을 멈추고 여러 컷을 담습니다.


나비가 오거나, 사람이 오거나, 물에 비친 피사체가 돋보이거나, 나뭇잎 사이의 햇살이 특별할 때가 있습니다.  사진 거리를 밀고 당기기, 위치 바꾸기, 밝기를 조절하며  최적 비율을 찾습니다. 설정에 따라 사진이 천차만별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꽃을 보았습니다. 꽃연이 되었습니다. 고유함이 아름답습니다. 숲을 밝히는 귀한 존재입니다.

손톱만 한 꽃을 보려면 무릎을 굽혀야 합니다. 대상과 눈을 맞출 수 있어야 꽃을 살필 수 있습니다. 멈추고 찬찬히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순간을 담기 위해서.


출근하면서 한 컷, 1분의 여유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