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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Oct 30. 2021

[사진 에세이] 아쉬움을 사진에  담습니다

일출을 기다리며 담는 순간 그리고 깨달음

다사다난한 일주일을 보내고 집에서 보내는 휴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카이로스입니다. 열심히 살았기에 휴식이 더 달콤합니다.


눈을 뜨자 갑자기 그곳을 가고 싶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일출 명소입니다. 1년 반 동안 지나며 출근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잠시 차를 멈추며 일출멍하며 감상에 젖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시간 다이어트를 하며 틈틈이 눌러쓴 글은 제 삶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비록 글을 쓰는 마음처럼 살지는 못하지만 쓴글 때문에라도 마음을 다잡기도 합니다. 부족한 사진과 글이지만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아보면 주변에 많습니다. 찾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일 뿐입니다. 자연은 외면은 쉽게 허락하지만 감추인 뜻은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사색한 만큼만 얻을 수 있는 신비입니다. 시인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풀 한 포기에서 우주의 질서를 찾아내고 나무 한그루에서도 삶의 교훈을 끌어내니까요.


자연이 선물해 준 명화를 보며 흘려보내는 사람, 아름답다며 느끼는 사람,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사람 보통 세 종류로 나뉩니다. 흘리는 사람은 평소 감흥이 없거나 피로사회에 익숙한 채 사는 삽니다. 어쩌면 자연감상을 배우적이 없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10년 전에 제가 그랬으니까요. 자연을 보는 법을 몰랐습니다. 보는 눈이 있어야 감동도 하게 됨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보통사람은 아름답다고 느끼는 수준에서 머뭅니다. 기억하는 사람은 보고 또 보며 관찰합니다.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즐깁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삼중고’에 시달리던 헬렌 켈러(Helen Keller)가 1933년 53살의 나이에 쓴 수필입니다. 헬렌에게는 한 가지 간절한 꿈, 단 며칠이라도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세상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 글에는 그 어떤 화려한 기교나 미사여구도 없습니다. 당연한 것에 대한 돌아봄, 익숙한 것에 대한 통찰을 주기에 큰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아프고 나서야, 떠나고 나서야, 잃어버리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연약함으로 살아갑니다. 삶에는 당연함이 없습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혜택은 누군가의 땀과 고통의 산물입니다. 당연하지 않음을 알 때 감사가 나오게 됩니다. 매일 먹는 밥, 편안한 잠자리, 쉴 수 있는 집, 아픈 곳 없는 몸은 아내의 수고와 헌신 덕분입니다. 부부 사이에 표현하며 고마움을 알아주며, 각자 역할에 충실할 때 예쁜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서 인식될 때 좀 더 익어가는 삶을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는 매일 볼 수 있습니다. 들을 수도, 걸을 수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없는 것을 부러워합니다. 배우자와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습니다. 못 미치면 실망한 채 하루를 날려 보냅니다. 채우는데만 욕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비우는데 욕심을 내야 할 텐데요. 나만 잘하면 되는데도 내로남불의 시선으로 살지 않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자연 보는 법, 사랑하는 법, 잘못을 인정하는 법, 나누는 법, 감사하는 법이 아닐까요.


"일찍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을 알았다면 덜 힘든 20~30대를 보냈을 텐데"라는 후회도 됩니다.


후회는 후회일 뿐입니다. 지금부터도 늦지 않았습니다.



비록 완벽한 일출은 담지 못했습니다. 생각하는 데로살 수 있는 게 삶은 아니니까요. 물오리, 비상하는 새, 꽃이 있어 다음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인생 책이 달라짐을 생각하면서.


임재범의 비상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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