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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Nov 01. 2021

[시 감상] 11월의 나무처럼

 계절의 변화를 보며 지혜를 얻습니다.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예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는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마다 울긋불긋 소란스럽습니다. 단풍은 떨어지기 전 마지막 정열을 뽐냅니다. 단풍이 쌓인 만큼 겨울은 가깝습니다. 바람이 쏴아 불면 낙엽비 맞으려 하늘을 올려봅니다.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입니다.  



나무는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버려야 산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나무는 겨울을 나려고 낙엽을 떨굽니다. 물이 부족한 겨울철에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아끼기 위해섭니다. 나뭇잎을 떨구지 않으면 겨울바람과 폭설에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버리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오늘 배운 소중한 교훈입니다.  



사람은 나서부터 종착지를 향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때론, 삶이 덧없다고 느껴집니다. 뒹구는 낙엽에 눈물이 핑 도는 건 외로워서만은 아닙니다. 피고 지는 낙엽에서 인생무상이 보였습니다. 뒹구는 낙엽도 의미를 전하는데 삶을 더 사랑하여 살아야겠습니다.



낙엽을 떨구는 나무를 보면서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가을은 여름에 꽃을 피운 것들이 열매를 맺는 결실의 계절이자, 자신이 품고 있던 열매와 잎을 버릴 줄 아는 지혜의 계절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며 살지는 않는지 돌아봅니다.


혼자서는 찍을 수 없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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