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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Nov 05. 2021

[노래 산책] 밤에 어울리는 음악 '녹턴'

기승전결이 그려지는 음악의 힘

https://youtu.be/UuSfatauEUk

녹턴

               (이은미)


그 동안 잘 지냈나요

먼저와 기다렸어요

꼭 다문 그대 입술이

왠지 오늘 더 슬퍼 보여

무슨 일 있었나 봐요

초조해 숨이 막혀요

떨리는 그대 눈빛에 자꾸

눈물이 흘러 내려요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꿈은 여기까지죠 그

동안 행복했어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헤어지기엔 아름답죠 그렇죠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괜찮아 울지 말아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녜요

대답 해봐요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말 따윈 믿지 마요

꿈은 오늘까지죠

운명에 우릴 맡겨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내 사랑 그대 이제 나를 떠나가요




기본적으로 녹턴은 야상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밤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피아노 연주로  차분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좋은 글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글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좋은 음악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은미 씨가 부르는 녹턴은 가사가 하나의 장면으로 연결되는 보기 드문 노래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남자는 로열패밀리 가문, 여자는 어려운 형편에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우연한 만남에서 사랑을 키워갑니다. 함께 미래를 약속하며 달달한 연애를 합니다. 엄마의 직감으로 아들 뒷조사를 시킵니다. 큰 거 한 장을 주며 매몰차게 떠나라고 합니다. 여자는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원합니다. 그 이후 여자는 잠적합니다. 수소문 끝에 재회합니다. 차분한 피아노곡 녹턴이 연주되며 시간은 멈춥니다. 남자의 눈, 여자의 입술에 카메라는 클로즈업합니다. 이은미 씨의 노래가 나옵니다. 남자는 멀리 떠나자고 합니다. 여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며 맘에 없는 말을 쏟아냅니다. 그동안 행복했다떠납니다. 거리 낙엽이 흩날립니다. 헤어졌던 연인, 30년 후 우연한 기회에 다시 만납니다."


드라마 소재로 자주 보암직한 내용입니다. 11년 된 노래임에도 가을 저녁, 사색에 잠길 수 있기에 꾸준히 사랑받는지도 모릅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노래, 감성을 자극해 스토리를 덧입히게 만드는 노래.., 녹턴의 힘입니다.


https://youtu.be/ob0A3oGrTwI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가 연주하는 녹턴입니다. 그의 표정을 보면 얼마큼 연주에 몰입했는지 알게 됩니다. 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은 상상 이상의 고통을 감내하는 일일 겁니다. 많은 것을 포기하며 인내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일 테니까요.


비록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은 없을지라도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하루하루 삶을 연주하듯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닮은 듯 다른 녹턴을 들으며 감성을 충전하는 때입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이에게 꽃 한 송이 전해야겠습니다. 


#녹턴#이은미#노래감상#음악감상#노래#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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