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에서 살았던 돈과 술을 사랑한 맥스 주크스(Max Jukes)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후손 560명을 추적하니, 310명이 거지로 죽었고, 150명이 범죄자가 되었으며, 그 가운데 7명이 살인자였고, 100명이 술주정뱅이었으며, 그 가계에 속한 여자들의 절반 이상이 몸을 팔았습니다. 이들이 미국 사회에 끼친 손해를 19세기 당시의 달러 계산해 보니 약 125만 달러였다고 합니다.
그런 반면에 같은 시대를 살았던 조나단 에드워드(Jonathan Edwards)라는 사람은 교육과 독서에 가치를 두었습니다. 그의 후손을 보니 약 1,394명의 자손 중 13명은 대학 총장, 65명은 교수, 3명은 미국 상원의원, 3명은 주지사, 30명은 판사, 100명은 변호사, 56명은 외과의사, 75명은 군대의 장교가 되었으며, 100명은 유명한 선교사와 목사와 작가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80명은 다양한 공직을 맡았고, 그 가운데 3명은 시장, 한 명은 미국 재무성의 감사관, 한 명은 미국의 부통령을 지냈다고 합니다. 조나단 에드워드의 자손이 미국 사회에 끼친 공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사례입니다. 정면 교사, 반면교사의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아이들에게 '하루 10분 책 읽기'를 권합니다. 독서습관은 인생에 세워야 할 3가지 기둥 중 하나라고 강조합니다. 초등 5학년 둘째에게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독서', '글쓰기', '사진 찍기'가 바로 나올 정도로 저는 읽고 쓰고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30대 중반까지 무엇하게 진득하게 해 본 경험이 많지 않았던, 시간 축적을 못한 타임푸어였습니다.
자기 관리를 못해 넘어진 이후부터 책을 읽었습니다. 독서모임 활동, 자기 계발 모임에도 참여하였습니다. 독서커뮤니티 운영자로 온라인 독서모임을 3년 동안 이끌고 있습니다. 작년 4월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며 작가의 꿈을 키우는 중입니다. 제게 책은 특별합니다. 일으켜 세워준 친구이자, 성장을 돕는 귀인이요,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준 은인과같습니다. 처음에는 소비 독서에서 지금은 생산 독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읽는 점들을 연결하여 글이라는 선을 그리는 중입니다. 면이 되기까지 많은 점과 선을 채워야 하지만 몰입과 성취의 기쁨을 맛보는 여정이 나쁘지 않습니다.
둘째 딸과 데이트 때마다 기분을 맞추며 독서경험을 나눕니다, "아빠는 30대 후반부터 책을 읽었어. 좀 더 일찍 책을 읽었더라면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거야. 책을 읽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하는 것이더라. 책은 밥과 같아. 오늘 먹은 밥이 힘을 얻는 에너지가 되듯 오늘 읽은 책이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거야."
물에 비친 가을 풍경처럼, 반영되는 삶을 생각합니다.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자
남을 의식하며 보여주기 인생을 살다가 위기가 왔습니다. 정체성 혼란, 무기력증, 과도한 업무 부담 등이 겹쳐 번아웃이 되었습니다. 다시 일어서기까지 많은 부침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벽에 붙여두고 주문처럼 외웠습니다.
"에너지를 밖에서 찾지 말자. 실력이 없으면 나를 지킬 수 없다."
넘어지기까지 방치해둔 제 자신을 용서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가족의 도움, 아내의 희생과 헌신을 동력으로 삼았던 이기적이며 어리석은 인간이었습니다. 칭찬의 노예가 되어 '잘한다'는 말에 춤을 추며, 1000cc 경차로 모터스포츠 대회에 나간 꼴로 오버페이스를 했습니다. 몇 개월 무리하다 엔진에 불이 났습니다. 더 이상 주행할 수 없었습니다. 조직은 도움되지 않는 사람에겐 냉정하며 가혹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직장은 좋을 때, 활용가치가 있을 때 관계가 형성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임을 깨달았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채 당연하게 여겼던 것에 대한 부메랑이었습니다.
책 읽는 환경부터 만들자
8년 전, 온 가족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거실에 TV를 치우고 책장을 두었습니다. 아내의 구상은 '스터디 카페'였습니다. 은은한 조명, 넓은 책상, 잔잔한 음악까지 곁들였습니다. 아늑하고 편안하게 책을 읽도록 공을 들였습니다. 도서관 같은 분위기는 가족 독서습관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 읽기가 가족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각자 읽을 책부터 챙깁니다. 언제 어디서나 책 읽기가 자연스러움이 되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부모의 사는 모습은 자녀의 삶에 스며들며 큰 영향을 줍니다. 아직도 아이들은 책보다도 스마트폰을 좋아하지만 책을 가까이하는 시간은 늘어갑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부모님은 책을 읽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독서습관을 유산으로 남긴다는 말을 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한 달에 두 권을 목표로
주변에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일 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성인은 30%가 넘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87권, 고등학교 때는 12.5권, 성인이 되어서는 7.3권에 불과합니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은 독서가 좋은 습관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싶어 합니다. 최근 만난 후배에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길을 넓히는 것과 같아. 차선이 넓은 고속도로는 비상시 비행활주로가 될 수도 있어. 좁은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수습하기 전까지 극심한 정체를 기다려야 해. 독서력을 쌓는 것은 차선을 넓히는 일처럼 비상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되더라."
지금은 독서를 권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사람에 따라 꺼내기가 조심스럽습니다. 하루에 30분, 주말에 1~2시간씩 할애하면 한 달에 2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1년이면 20권 이상을 읽게 됩니다. 독서 근육이 없는 상태에서 섣부른 목표는 금방 포기하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장거리 달리기를 위해 준비운동을 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론 한 달에 한 권 읽기를 6개월 한 이후 한 달에 2권 읽기를 도전했습니다. 물론, 관심 있는 분야, 어렵지 않은 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작심삼일로 그칠지라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하는 결심보다 용기 있는 행동이 낫습니다. 독서모임에 들어가 버티기 모드라도 권해드립니다. 내가 책에 관심이 없기에 책 읽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주변에 독서인, 독서고수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에 담금질하며 미래를 준비하며 하루를 밀도 있게 사용합니다.
꽃은 피면서, 사람은 눈빛, 몸짓, 말과 글로 향기를 전합니다.
책을 읽고 변화된 삶
8년이 되었습니다. 책은 읽어도 되고 읽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님을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 정보 섭취를 넘어 사고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줍니다. 사고력은 모든 활동의 기초가 됩니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더욱 가치 있는 곳에 쓸 수 있게 됩니다. 독서력이 있다는 것은 독서습관이 배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담 없이 책을 잡을 수 있고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입니다. 밥을 먹는 것처럼 책 읽기가 자연스럽습니다. 사무실, 화장실, 자동차, 거실, 침대, 책상 어디든 볼 수 있도록 책이 있습니다. 이동할 때는 오디오 북을 듣거나 책 소개 영상을 듣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합니다. 읽고 싶은 부분은 사진 촬영을 해서 간간히 보기도 합니다.
아내와 담소를 나누며 몇 년 동안 일어난 나에 대한 변화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긍정적, 주도적, 실천적인 사람이 된 거 같아. 표현도 잘하고 더 따뜻해졌어. 읽고 쓰느라 내가 힘든지 모르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야. 책에서 가끔씩 나오세요"
책을 꾸준히 읽은 후 변화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변화는 더디고 지루함을 견뎌야 했습니다. 조동화 시인이 노래했던 것처럼 나부터 꽃피기 위해 애썼습니다. 더 이상 말만 앞서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최근 동료들이 커넥터라고 불러주었습니다. 정보든 사람이든 잘 연결한다며 비행기를 태워주었습니다. 평소 마음과 생각을 연결하고 싶은 제 바람이 닿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직장에서는 커넥터로 가정과 밖에서는 좋은 영향력을 주는 모티베이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