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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3년 동안 참여했던 독서모임

자리에 따라 책임감이 다릅니다.

by 모티


독서모임 총무 3년


카카오스토리 지인의 제안으로 2019년 1월부터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착순 15명, 한 달에 한번 두권 읽는 조건이었습니다. 모임 제안자는 회장이 되었고, 저는 막내라 총무를 자원(?)했습니다. 총무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부지런하면 되겠지." 독서모임 참여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편독 교정, 둘째는 다른 분의 책 읽기가 궁금하고, 셋째는 독서가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러나 혼자 읽기에 익숙해선지 처음 몇 달은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취향과 다른 책을 읽는 것도 부담되었습니다.


총무역할은 회비 관리, 식사 및 모임 장소 섭외, 모임 리뷰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이 왜 그렇게 빨리 오는지 몰랐습니다. 생각보다 신경 쓸 일도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완독 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회장님은 매주 1~2권을 30년 넘게 읽었으니 대략 2천 권을 독파한 독서고수였습니다. 첫 모임 기억이 강렬합니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설명하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서력이 좋은 3~4분을 보며 많이 부러웠습니다. 저는 글자를 읽었고 그들은 행간의 의미뿐 아니라, 책을 이해하고 느낌까지 전달하였습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책


큐레이터, 회사원, 가정주부, 은행원, 공무원 등 여러 직업군이 모였습니다. 직업만큼 관점도 다양했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신 분은 상황에 맞는 사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큐레이터는 예술에 대한 이해를, 시인은 자작시로 모임을 격조 있게 해 주셨습니다. 여행 마니아는 유익한 정보를, 화가는 어울리는 그림으로 만남을 풍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공통 도서를 읽고 생각을 나누는 일은 앎의 경계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발제자의 발표, 사전에 안내하는 토론 주제는 목적 독서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생산적인 독서로 이끄는 방향타가 되었습니다.


시골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는 분은 몇 년 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비움을 실천하셨습니다.

굴곡 없는 사람, 사연 없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움직이는 책이었습니다. 인생 선배들의 얘기는 10년 후, 15년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귀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느냐,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환경에 있느냐가 짧은 시간에 사람이 변할 수 있는 3가지라고 합니다. 2019년 1월부터 3가지를 경험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뜨뜻미지근한 책 읽기에서 변화를 바라는 마음의 소리에 화답한 결과입니다.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는 용기가 주효했습니다. 해보면 알게 됩니다.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분들과의 만남은 특별했습니다.


각양각색의 고유함

독서모임 효과


독서모임에서 얻은 것은 각양각색 모습, 주특기가 다르니 잘하고 못함도 큰 의미가 없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독서모임은 참여한 이유를 잊지 않는 마음이면 충분했습니다.


독서력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혼자 읽기로 내 안의 우물에 있었다는 것,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40대 초반이지만 늦지 않았다는 것을 배우는 기회였습니다.


처음 몇 달은 회장님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동네 축구만 하다가 프로선수와 함께 경기를 한다는 느낌일까요. 회장님이 마지막 총평하는 한마디를 놓칠세라 녹음하며 몇 번이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독서모임을 할수록 가장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매달 책을 요약하며 발표 순서가 아니더라도 정리했습니다. 자신감이 생기니 다른 분을 대신해서 발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질문과 답을 통해 서로의 관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제안과 리드에 따라 모임이 시작되었지만 준비한 만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얼굴 보며 소통하는 일, 맛집 탐방, 주변 여행 재미는 없었지만 한 달에 한번 온라인 모임이 책 읽기의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좁은 시야를 깨뜨리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회장님은 독서습관을 나누기 위해 생산적인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모임마다 회원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모두에게 멘토 같은 분이었습니다. 모임의 목적을 자주 상기시켜 주며 책 읽기를 독려하셨습니다.


회장님께 배운 다양한 노하우가 다른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고수 옆에 있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습니다. 수강료는 성실함과 끈기였습니다. 독서모임 참여, 총무역할을 권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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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ssjone/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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