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Dec 25. 2021

[일상 관찰] 싱어게인2를 보면서 느끼는 것들

한 번 더 기회가 간절한 사람들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2를 챙겨 본다. 실력 있는 가수들이 한번 더 기회를 갖기 위한 간절함, 8인 8색의 심사위원의 조화가 흥미를 끈다. 유희열, 이선희 , 윤도현, 김이나, 규현, 선미, 이해리, 송민호 심사위원들은 각자 주특기를 살려 참가자들에게 따듯하고 진심 어린 감상평을 전한다. 참가자의 실력, 스타성, 차별화, 재능 등 짧은 시간 다양한 평가를 내린다. '뭐가 다른데', '더 듣고 싶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심사위원 한 마디는 경연자의 지난한 삶의 애씀에 위로이자 현실적인 조언이다. 준비된 자에게 주는 선물 같은 기회로, 맞춤형 조언이 막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선곡, 편곡, 긴장도, 컨디션에 따라 참가자는 주어진 무대에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듯이 모든 걸 쏟아낸다. 마지막 무대로 생각하는 출연자들, 결연한 눈빛과 아우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참가자는 가진 모든 역량을 3분 내외 한 곡에 담아내야 한다. 얼마나 노래를 사랑했는지, 어떻게 연습했는지가 그려져 한 분 한 분이 인생책으로 다가온다. 누가 잘했는지는 대수롭지 않게 된다. 나에게 맞는 책이 있듯 내 취향이 아닌 노래일 뿐이다.


방송화면 캡처

한 출연자가 눈에 띄었다.


김현성은 스스로를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 가수'라고 소개하며 "'싱어게인'을 통해 떼고 싶은 꼬리표가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인생 히트곡이었던 노래가 초고음곡으로 1년 정도 활동을 했는데 목이 너무 안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목 관리를 못해 커리어가 끝나 그때부터 비운의 가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이렇게 활동을 끝내도 되나' 생각이 계속 들었다. 대중에게 실패한 가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 이 무대에 섰다"라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김현성은 자신의 히트곡 '헤븐'(Heaven)을 불렀다. 하지만 여전히 좋지 못한 목 상태로 노래를 불렀다. 쉰 목소리와 고음 부분이 터지지 않아 사연을 모른 채 평가받는다면 낙제점이었다.


심사위원 규현은 "나도 성대결절을 앓았던 적이 있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늠할 수 없다"라며 "김현성은 나에게 우상이자 큰 팬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선희는 "결절이 다 치료되지 않았는데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 것이다.


혜성처럼 등장하여 짧은 기간 한 시대를 풍미하며 비운의 가수로 대중들에게 잊혔다가 노래에 끈을 놓지 않고 다시 도전하게 된 사연은 최고가 되어야만 살아남는 냉혹한 경쟁사회에서 잊고 있던 '좋아서'를 끄집어내었다.


각자 사연은 다르더라도 싱어게인은 우리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 여러 이유로 포기했던 , 한 참가자의 고백이 보는 이의 감성을 깨운다.


자신의 경험의 눈으로 상대를 보게 된다. 연습생, 오랜 무명생활을 했던 가수는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노래가 좋아 가수를 꿈꿨지만 생활고에 중단해야 했던 사람들은 마음 한편에 아쉬움을 묻어둔 채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인생을 채워갈 수 있다는 것, 가슴 떨리는 일이다.


비록 분야는 다르더라도 삶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욕망은 낮추고, 진심과 성실함을 높이면서 살고 싶다. 읽고, 쓰고, 사색하면서 그리고 사랑하면서


#싱어게인2#오디션#경연#김현성#기회#감동#사연#66

매거진의 이전글 [시 감상] 약해지지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