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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Jun 01. 2020

[일상 관찰] 사진에 '순간의 꽃'을 담다.

꽂을 보며 벌과 나비를 떠올리다.

스마트폰으로 꽃을 즐겨 찍는다. 빛깔을 보노라면 그러데이션처럼 밝기가 다르다. 나태주 시인님의

시가 떠오른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인께서 초등학교 교사 시절에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있었단다. 아무리 봐도 예쁜 구석이 없는 얘들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보니 조금씩 달리 보인 것이

'풀꽃' 시가 나온 배경이다. 모든 생명이

존재로서 귀함을 보게 된 것이다.

밋밋한 구도에 생명이 들어오는 순간 눈길을 끄는 사진으로 바뀐다. 한참을 기다려도 생명은 오지 않았다. 주먹만 한 꽃 뭉치는 작은 꽃들의 합이다.


꽃과 벌 사진을 많이도 찍었다. "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꽃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는.​ 오히려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꽃을 도와준다."라고 한다.

꽃이 향기로운 이유는 꽃가루의 이동을 위해서다. 꿀과 같은 매혹적인 향기로 벌과 나비를 유혹해야 한다. 벌과 나비는 꿀을 얻으며 꽃가루를 옮겨 수정을 돕는다.

꽃은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연분홍 다홍치마 빛깔을 생각나게 한다. 40세가 되면 꽃이 보인다는데 나는 훨씬 전부터 꽃이 보였다. 감성이 일찍 터진 모양이다. 생명의 경이로움은 자세히 볼수록 새록새록하다. 꽃들 속에서도 돋보이는 주인공은 다른 빛을 내었다.

장성 황룡강변에 양귀비 꽃이 피었다. 군집은 적당한 거리에서 조화롭다. 가까이서 보면 듬성듬성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떨어진 거리라서 더 아름답다.

꽃 속에 사람이 조화롭다. 사진 구도를 잡고 기다리면 된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순간포착'이란 선물을 얻는다.

꽃을 가꾼 사람의 정성이 보인다.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꽃과 함께 했을까? 아름다움에는 많은 사람의 땀과 수고가 녹아 있다. 꽃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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