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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Feb 18. 2022

[사진 에세이] 노을이 주는 영감을 기록합니다.

시와 사진 그리고 기록

      

완도, 여수 해안

  노     을

                    (정채봉)


빈 배를 보

외다리로 서 있는 물새를 보다

갈대가 소리 없이 흔들리는 것을 보다

섬은 아득히 멀고

뻘 위에 게 한 마리 썰물 소리를

집게발에 매달고 서 있다

저들 눈에

나 홀로 있는 것도 들켰는가

붉은 노을이 뜬다



일몰은 내 친구


일몰이 좋습니다. 해 사라져도 매혹적인 흔적 남아 진한 여운을 줍니다. 스마트폰 갤러리풍경이 많습니다. 가끔씩 노을빛 추억 소환합니다. 황홀했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물끄러미 바다멍을  찰나를 습니다. 바다와 노을 의지하힘든 날 견습니다.  


2021년 봄 함평 톱머리


나를 아끼지 못한 결과


9년 전, 남들에게 대수롭않은 일이 내게는 왜 그리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 타버린 장작불처럼 사그라질 때가 있었습니다. 출근하는 것이 고통이며 의욕이 없었습니다.  더 이상 내려갈 바닥도 없었습니다.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깜깜한 땅속에 갇힌 것처럼, 아무리 소리쳐도 빠져나올 수  없스로 감옥에 갇혔습니다. 정체성이 혼돈스러웠습니다. 어디서부터 잘 못되었는지, 어떻게 살아갈지 두려웠습니다. 져나오려 했지만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스스로 묻지 않았습니다. 내면의 소리를 듣지 않다가 내 안의 폭동 마주해야 했습니다. 나를 아끼지 못했던 지난 삶이 부메랑 되어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2021년 8월 고창 구심포에서

속도와 방향의 중요성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한 표정입니다. 난 그렇지 않았는데요. 철썩거리는 파도가 쓰담쓰담,  터진 수평선이 잿빛 마음을 감싸주었습니다. 경이로운 자연경이 내 안에 찌꺼기조금씩 덜어 주었습니다. 있는 곳을 떠나보면 삶을 좀 더 객관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상황도 나 없이도 잘 돌아가니까요. 익숙한 것에 속아 소중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내 속도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2021년 무안 톱머리

다시 일어나기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을 읽고 기록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적었습니다. 1년이 지나자 마음에 드리웠던 짙은 안개가 조금씩 혔습니다. 이유 없는 불안감도 잦아들었습니다. 산책이 조급함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되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겪었던  작가글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깨달음이 왔습니다. 문제는 내게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 소극적인 자세에 있었습니다. 에 집중한 만큼 남을 덜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남의 시선기준으로 살았던 지난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인간 관계도 점차 개선되었습니다. 몇 년 동안 자기 계발에 몰두한 이유입니다.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온 힘을 다해 달리는 길 밖에 없었습니다. 아내가 안쓰럽게 느낄 정도로 몇 년을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과거의  모습과 멀어지고 싶었습니다. 최소 임계량을 알 수 없기에 새벽 알람 소리에 민감했습니다. 다시 넘어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실력 쌓기에 매진했습니다.



장과 이완 조절하기


노을을 마주하위로를 받았니다. 자연이 주는 정 에너지에 기대어 삶의 여백이 생겼습니다. 책과 산책, 음악과 글쓰기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몸을 혹사하며 무리하지 않으려 의식합니다. 몸이 주는 작은 신호에 호응합니다. 입술에 포진이 생기거나 잠을 뒤척이는 때, 피부가 가렵거나 배변이 매끄럽지 않을 시는 컨디션 회복부터 신경 씁니다. 반신욕을 하며 긴장을 풀거나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합니다.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는 요령도 생겼습니다.  


매일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과 마주하면서 걱정만 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하지 못하는 일에는 순응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할지, 도움받을지 , 다른 사람이 할지를 구분해도 부담감은 줄어듭니다. 어떻게 접근할지 방법을 찾으면 여유가 생깁니다.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도 경험과 노력에 비례하여 늘어갑니다.  



사진 찍기는 현재 진행형


요즘 휴일에는 알람을 맞추지 않습니다. 일찍 자면

다음날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면 게으른 아침을 보냅니다.

일어나면 일어나는 데로 할 일을 챙기고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입니다. 


지난 몇 년을 아등바등 열심히 살았다면, 앞으로는 여유를 가지면서 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사진을 남기며 글을 쓰면서 미소 지을 '그날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비추는 등대처럼 그런 삶이고 싶습니다.  


소름 돋는 멋진 장면을 심처럼 담을 수는 없지만  "다가서자. 기다리며 느끼자. 최고의 순간을 누르자."는 마음으로 사진 찍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글과 사진은 나를 찾아가는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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