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엇이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적 별명은 용두사미였으니까요. 여러 이유 중 불편함을 싫어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노는 일)을 먼저 하고 해야 하는 일은 미루며 회피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작심삼일로 그친다고 고백하는 ‘새해 결심’. 3월쯤이면 목표가 가물가물 할 겁니다. 내년 초 똑같은 새해 목표를 세우고, 새 다이어리 첫 장을 채울 것입니다. 첫째,건강(금연과 다이어트 또는 규칙적인 운동). 둘째, 자기 계발(책 50권, 외국어 공부, 자격증 취득). 이는 통계적으로도충분히 공감할 내용입니다. 1년 결심도 작심삼일인데, 어떻게 해야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좋은 습관’을 만들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달콤한 마시멜로를 하나씩 받습니다. 그리고 15분 간 먹지 않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받습니다. 혼자 남은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몇몇은 참지 못하고 먹어치웠고, 몇몇은 끝까지 기다려 상을 받았습니다. 10여 년 후,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을 추적해 그들의 삶을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네살 때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정신력과 사회성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15분을 참았던 아이들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났고, 사회적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어치운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했습니다. 마시멜로 하나를 먹은 것이 너무나 큰 차이를 불러온 것입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현재의 기쁨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오늘을 특별한 내일’로 만드는 지혜를 알려줍니다.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능력이 단순하지만 명확한 성공의 원칙임을 강조합니다.
꾸준함이 답인 이유
해야 하는 일에 꾸준함이 없으면 성인이 되어도 자제력이 떨어집니다. 돌아보면 30대 중반까지 틈만 나면 눈과 귀가 즐거운 것을 탐닉했습니다. 대리만족을 느끼는먹방과 스포츠 시청, 게임 등에에너지를 쏟았습니다.육아의 부담은 아내에게 주로 맡기며 아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것이 싫었고, 늘편안함과 익숙함을 갈망하며 대책 없이 살았습니다. 어느 순간 스마트폰은 에너지 뱀파이어로 삶을 잠식했습니다. 절제하지 못한 일상, 성실하지 않는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직장만 들어가면 다 될 줄 알았던 안일함, 실력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넘어갔던 불안감, 현실인식이 없었던 어리석음, 세상이 정한 기준에 맞추려 했던 몸부림과 욕심, 내 역량보다 과도했던 근무 여건 등이 누적되어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오랜 후에 알았습니다. 고통이 변화와 성장의 산파였음을.
한마디로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상태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현재는 과거에 보낸 시간의 총합이라는 말을실감하며 후회보다는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였습니다.
책은 제게 마시멜로였습니다.책을 읽는다고 바로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단단한 바위에 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마음으로, 조금 늦더라도 포기하지말자며 살았습니다. 언제까지 손님처럼 인생을 살 수는 없으니까요. 고통 없는 성장은 없습니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을 과감하게 놓아야 함을 좌충우돌하며 배웠습니다.
손에서 책을 든 시간만큼 자연스레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밥을 먹는 것처럼 책이 일상으로 들어와하루의 밀도는분명 달라졌습니다.
눈을 뜨면 10분이라도 책을 읽습니다. 하루를 움직이는 연료입니다.용두사미였던 제가 30대 후반부터는 '성실', '책임감', '꾸준함'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이유입니다.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일은 매일 저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3년, 5년은 지나야 목돈이 될겁니다.
책은 제게끈기를 주었고좀 더 유연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몸을사랑하는 지혜도 얻었고 무엇보다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책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