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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r 20. 2022

[노래 산책] 대배우가 전해주는 '천 개 바람이 되어'

음악성과 이야기가 있는 노래

https://youtu.be/fI27itouZgI


64년째 드라마연기하신 대배우 김영옥님의 노래는 담담하면서 묵직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묻어있습니다. 먼저 떠난 사람을 생각나게 하고 우리도 언젠가는 떠날 것임을 일러 줍니다. 구나 죽음 앞에 서면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간접 죽음을 보며 막연하게 죽음을 두려워할 뿐, 죽음은 먼 일처럼 생각합니다. 잠시지만 영정사진 속 내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있는 가족들을 보며 들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지를 그렸습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언제인지 모를 그날을 조금씩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김문정 음악 감독은 감상평을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 선생님 너무 하셨어요. 이런 노래를 이렇게 불러주시면, 음악이 주는 힘이 음악성과 이야기가 공존했을 때, 얼마나 큰 에너지가 나오는지를, 또 어떤 감동을 주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현무씨는 묻습니다 "선생님, 노래 가사 중에 바람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드셨다는데"


배우는 답합니다.

"지금 부대끼면서 10가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인데 죽어서까지 바람이 되어 이참내, 저참내 종달새 되어 너를 깨워주고 햇빛이 되어 곡식을 비추고 하고 이걸 다하고 다니는 것은 좀 그것도 부산하고 힘들겠다. 그러나 내세가 있다면 좋게 생각하고 노래를 불렀지요.


<천 개의 바람이  되어> 가사 일부니다.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어 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진심과 정성으로 삶을 대한다면 누군가에게는 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록 많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나로 인해 그들이 행복해하며 사는 세상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에 부지런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족함을 채워가며 사는  이유입니다.


"나는 내가 지닌 빛보다도 그림자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열정이나 재능은 '빛'에 속하고, 나의 상처나 두려움은 '그림자'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빛은 자꾸 '더 빨리, 더 열심히' 살아가는 쪽으로만 나를 내몰았다. 빛 때문에 나는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결국은 빛 때문에 소모되고 닳아지고 있었다."  <헤세 ×정여울> 중에서


책을 읽으며 짙은 그림자를 알았고, 글을 쓰면서 그림자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있어 봄이 단단해지듯 그림자가 있기에 살아 있음사하게 니다. 


노래가 주는 위로가 좋습니다. 일평생 연기하며 외롭고도 힘든 길임에도 묵묵히 걸어온 인생의 궤적에 박수를 보냅니다. 때론 잘 부르고 못 부르는 것보다 진심과 정성으로 이뤄진 고백이 더 큰 감동을 줍니다. 가수는 노래로, 연기자는 연기로 나다움을 표현한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삶을 그려가야 할까요.  


photo by 산드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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