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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pr 16. 2022

[일상 관찰] 좌충우돌 글쓰기 수업

글쓰기를 쉬면서 느끼게 된 것들


치열하게 써야만, 매일 써야만 된다는 마음으로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글쓰기를 다섯 달 정도 하였습니다. 글쓰기 근육 일정 부분 도움되었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것에 두려움은 다소 해소되었으니까요. 러나 4주째, 글을 쓰지 않아도 갈급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글쓰기가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써야 된다는 의무감에 썼을 뿐입니다. 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애씀은 부족했습니다.  매일 한 편을 채운다는 목표로 그저 그런 글을 남발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끔씩 글감을 다듬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가뭄에 콩 나듯였습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글이 작은 깨달음을 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시작지만 심이 흔들릴 때가 많았습니다. 브런치 조회수를 의식하고, 구독자에 일희일비한 적도 많았습니다. 보이는 것 이상을 생각 못하고 잘 나가는 다른 작가님을 부러워한 적이 많았습니다. 전형적인 메타인지 낮음 증상입니다. 성장에 전혀 도움되지 않았습니다.   


반복된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 쉼표를 찾고 싶었습니다. 생각하는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자발적 성취감이 좋았습니다. 작은 성취를 축적하며 래 멋진 일탈 꿈꿨습니다. 쓰기에 몰입하며 '나다움'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내 만족을 위한 쓰기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뒤섞여 밋밋한 글이 되어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진한 에스프레소 뒤끝 같은 경험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덜 아팠으면 합니다. 우리는 삶에많은 위기마주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친 폭풍우가 오더라도 몸에 상처는 날 지언정 침몰하지는 않는다는 을 압니다. 나보다 더 힘, 고통 속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멋지게 삶을 일구시는 분들도 많기에 핑계는 줄이고 그럴 시간에 글쓰기가 나을 겁니다. 익숙한 것에 노예가 되지 않도록, 당연함은 줄이고 감사는 늘리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난 한 달, 제게는 글쓰기의 농도를 옅게 해주는 시기였습니다. 내게 집중했던 시선객관화하고 대상을 세밀하게 볼 수 있도록 의식했습니다. 그동안 써둔 글도 다시 읽었습니다.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시선이 다르다는 평가, 잘 살고 있다는 반응까지기대한 글도 보였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 이전에 글을 잘 읽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작가가 말하는 의도를 헤아리고 싶습니다. 타인의 글을 대하는 마음부터 다잡습니다. 나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갔음을 인정한다면 덜 비교하고 부러워할 겁니다. 쓰디쓴 약이 몸에 이로울 때가 많듯 따끔하게 나를 깨우치는 죽비 같은 불편한 글도 무서워하지 않으렵니다.


한 달간 다양한 책을 정독하며 음미해야 할 문장들을 찾았습니다. 시간당 몇 페이지를 읽어야 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울림 주는 문장에 호응하며 느리게 문장의 바다에서 유영하였습니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 참 많았는데 권수만 채우려 허겁지겁 었던 결핍된  독서습관이 많았음을 알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좌절감에 꺾이고야, 거친 모습이 다듬어져야 글이라는 맨돌이 만들어짐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좋은 작품은 그 자체로 아우라가 있습니다. 좋은 작품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와 땀 그리고 눈물이 있었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알게 된 작가님이 있습니다. 작가의 길을 걷는 일은 90% 고통을 참아내 10%의 기쁨을 누린다고 표현하였습니다.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나름 3년 동안 500여 편의 글을 쓰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많은 사유와 고민이 녹아있는 몇 편의 글은 제가 보기에도 글맵시가 달랐습니다. 부끄럽게도 생각의 흐름을 잡아둔 글, 일기 같은 글이 많았습니다. 책을 읽는 것처럼 글을 써보자라는 생각이 많이 무모했음을 알았습니다. 시인이 단어 하나에 며칠을 고민하는 그 헤아림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내 안의 가식과 교만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자아는 적당한 가면을 쓰면서 잘 살고 있는 양 그런 모습으로 지낼 때가 많았으니까요.  


나를 알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글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는 상처 입은 어린아이는 쉬지 않고 약한 연결고리공격합니다. 그러나 쉬어가는 때는 있더라도  멈추게는 못할 겁니다. 두려웠던 많은 그림자의 실체를 알아가고 있으니까요. 세상이 정한 기준과 방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글쓰기 몸부림으로 거슬러 올라가려 합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이곳을 통해 응원해 주는 분들이 감사했습니다. 진심 응원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배려임을 배워갑니다.     


운동을 하면서 몸에 힘을 빼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는 실력 발휘가 어렵습니다. 초보일수록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고수는 자세만 봐도 수준을 짐작합니다. 잘 써야지보다 솔직 담백한 글. 멋진 문장을 인용보다는 경험의 정수를 나눌 수 있는 글이면 좋겠습니다.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글, 미소 짓게 하는 글을 위해 오늘도 담금질합니다. 글로 연결되는 관계를 상상하면서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맵니다.   


#글쓰기#사진 에세이#쉼#진심


https://brunch.co.kr/@mssjone/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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