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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pr 23. 2022

[포토 에세이] 당신의 활력소는 무엇인가요

대상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동일한 장소를 담았습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처음엔 무작정 닥치는 대로 찍었습니다. 의미 없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다가 질문을 하였습니다.


"같은 풍경을 계속 담아 볼까"

"어떨 때 사진이 예쁠까"


모든 경험은 크거나 작거나 어떤 교훈을 줍니다. 질문과 반복은 스스로 조금씩 나아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소중함을 담고 싶었습니다. 가슴 떨리는 순간, 숨을 멈추며 찍었던 사진에 기뻤습니다. 다시 보면서 뜻 밖에 사진을  건지기도 합니다. 나눌 수 있음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수백 장 중 단지 몇 장뿐입니다. 사진을 잘 찍고 싶지만 생각만큼 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진 관련 책을 보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을 의식했습니다. 걸어 다니면서도 사진구도를 그렸습니다. 운전하면서도 멈추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났습니다. 대충 찍은 사진에 지인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격한 리엑션을 보이는 분들 덕에 사진작가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경험이 축적되어 알게 되는 것들이 하나둘 생깁니다. 언제, 어디, 날씨에 따라 생각나는 장소가 늘어갑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다른 느낌을 주니까요. 꾸준한 사진 찍기는 관찰을 불렀고, 관찰은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느 순간 관통이 되었습니다. 임계량이 넘어야 비로소 얻게 되는 것들이 늘었습니다. 많이 해본 사람 앞에서는 못 당한다는 말을 새기며 느리지만 매일 사진 찍기는 진행 중입니다.



하루 중 사진이 잘 찍히는 매직 아워(일출, 일몰) 시간이 있습니다. 누구나 하루 중 잠깐씩은 빛나는 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지금이 최고의 장면일 수 있습니다. 낮과 밤이 있듯 긴장과 이완의 균형 속에 삶이 정립됩니다. 반복된 루틴에 지루할 때가 많았습니다. 지루함속에 즐거움을 찾는 몸짓이 하루 3장 사진 찍기가 되었습니다. 고된 노동 후에 꿀 휴식처럼 바쁜 중에도 쉼표를 주는 사진 찍기는 삶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엊그제 직장 선배에게 사진 몇 장을 보냈습니다. 그중 '물비늘 속 오리'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둔다고 하였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 사진을 바꾸며 큰소리로 부릅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멋지지 않냐"

"......"(제가 보기엔 그 정도는 아닌데)


보는 사람에 따라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이 사진의 매력인 듯합니다. 사진만 그럴까요. 나만의 관(취향)이 있어야 선택하는 것이 쉽습니다. 취향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받아들임이 필요했습니다.


"당산의 활력소는 무엇인가요"

 


물에 비친 태양처럼 오늘의 삶을 누군가에게 비추는 삶을 그립니다. 살아있기에 누릴 수 있는 오늘, 매일 선물처럼 주어집니다. 선물포장을 뜯지 않고 버리는 날이 없도록 선용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덜 후회하도록.


"당신의 천재성을 바짝 쫓아가라. 그리하면 그것은 반드시 시간시간마다 새로운 경관을 보여줄 것이다.
<월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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