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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pr 28. 2022

[일상 관찰] 외로움에 대한 단상

문제는 사람, 해결은 사랑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 적응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위키 백과>


미국 시카고대의 심리학자인 존 카시오 교수는 외로움에 대해 "털실로 뜬 옷이 끝자락에서부터 풀어지듯 사회관계가 주변부에서부터 붕괴하는 것"이라고 하며, "외로움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로움은 단지, 옆에 누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카시오프 교수는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이나 관계의 불만족이다. 자기 주변에 사람들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보다 주변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문제다"라며 세 가지 질문을 척도로 삼았다.


나는 외톨이다.(개인적)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관계적)

나는 소속된 곳이 없다.(집단적)


즉, "나는 외톨이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는다. 나는 소속된 곳이 있다"면 외로움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 외로움 터널이 지독했음을 알았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의 시선으로 나란 사람을 규정했다. 고등학교부터 하숙하며 가족과 떨어져 냈다. 반겨줄 이 없는 텅 빈 방은 외톨이 훈련소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농구와 당구에 빠진 채외로움을 달랬다. 그때부터 "난 별로야", "어차피 해도 안돼"라며 자기 비하를 반복했다.


정적 자기 암시는 20년 이상 똬리틀고 나를 지배했다. 그래서 였을까.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것만 몰두하며 자기 절제가 부족했다. 해야 하는 일 뒷전이니 발전은 더뎠고 상대에게 신뢰주지 못한 내가 다그치며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상대가 불편하지 않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편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앞섰지만 그만큼 따라갈 수 기에 체념 익숙했다.


외향적이면서 내성적, 사교적이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양가감정이 자주 들었다. 공허함이 스멀스멀 밀려오면 술과 당구, 온라인 게임탐닉했다. 그 순간은 외로움을 잊을 수 있어서다.


"당신이 무기력한 이유는 '남이 바라는 나'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 에리히 프롬, <세팅> 중



랑받는다는 것 


대학교 2학년 때 한 사람을 만났다. 로부터 25년 동안 A부터 Z까지 태도 영향을 주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듬뿍 받고서야 시나브로 사랑을  수 있었다. 그녀의  사랑이 거친 말투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힘든 여건에도 꿈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다. 내 모자람을 채워주는 그녀가 있기에 열심히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마음주는 것이 서툴러서 관계가 어려웠음을 알았다.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축적되어 신뢰가 생김을, 관계도 많은 노력의 산물임을 체득했다.


직장 생활에 부침을 겪고 다양한 책을 읽으며 나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외로움의 정체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부모님과 애착 부족, 이기적인 성격, 부정적 사고, 대인관계의 서툼, 성실한 삶과 거리가 먼 것도 이유였다. 넘어지고서야 나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나를 알지 않는 채로 관계 맺기를 서두르니 주파수가 혼선인 경우가 많았다. 상대를 헤아리지 못했다. 짓고 사라지는 모래성처럼 이해관계에 따라 들고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외로움 극복 분투기


독서만큼 고독과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혼자인 외로움을 달램과 동시에 마음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심리학 책은 마음공부, 자기 계발서는 자신감을, 소설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교양서적은 앎을 풍성하게 해 주었다. 독서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소속감도 생겼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많은 것을 알수 있었다.  


매일 일상을 기록하며 나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했다. 무엇에 마음이 끌리는지, 싫어하는 일은 무엇인지, 약한 연결고리 알 수 있었다. 나쁜 습관을 의식하며 하나둘 개선했다. 불규칙적 생활을 단순화하고 움직이는 활동을 늘렸다. 습관과 시간관리를 연구하며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했다. 앞만 보고 뛰던 모습에서 의식적으로 멈추기를 연습했다. 하루 10분 산책, 성경필사, 사진 찍기, 음악 감상 등 내게 쉼을 주며 나를 아꼈다.   

   

부정보다는 긍정을, 미루기보다는 부딪힘을 선택했다. 하기 싫은 일은 정중하게 거절하며 내 감정에 충실했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당연한 것에 의문을 품고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감사일기를 쓰며 성찰도 쉬지 않았다. 밖으로 향했던 에너지를 내 안에서 찾으니 자존감도 회복되었다. 자연스레 남을 덜 의식하게 되었다. 


점차 관계의 밀도가 달라졌다. 나에서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자라났다. 내 울퉁불퉁한 삶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좋은 사람, 좋은 책, 좋은 경은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내가 먼저 매력적인 사람이 되자"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매일 시간을 축적한다. 목표가 있기에 한 걸음씩 내딛는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 속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외로움을 무장해제시킨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나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현재에 집중하며 주어진 상황에 몰입한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인다는 의미를 알 것 같다. 


외롭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외로움을 평생 함께 동행해야 할 것이라면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추동력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리는 존재만으로도 귀하다.


https://brunch.co.kr/@mssjone/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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