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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02. 2022

[포토 에세이] 보이는 것을 들여다보기

산책길에서 느낀 단상


세상도 하나의 책이다. 어떤 방식과 시선으로 읽느냐에 따라서 내가 살 내일이 결정된다.
<문해력 공부> 중에서


점심 후 산책을 자주 합니다. 직장 근처 숲길을 20~30분 걷기만으로 기분이 전환됩니다. 맑은 공기와 탁트인 공간이 주는 청량감이 좋습니다. 감사하게도 건강은 덤입니다.


동료갈 때는 담소를 나누고, 혼자서는 천천히 풍경을 관찰합니다. 마치 보물 찾기라도 하듯 두리번거리며 변화를 담습니다. 길을 걸으며 말을 걸어오는 대상에는 사진으로 화답합니다.  



길이 주는 속삭임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햇살이 일렁입니다. 땅에 수놓은 햇살이 즉흥적으로 춤을 춥니다. 실시간 움직임은 각본 없는 영화입니다. 주연은 햇살, 조연은 나무와 바람입니다. 오늘 영화의 주제는 "고여있지 말라"입니다.

   


잘 가꿔진 화단에 눈이 머뭅니다. 심는 것은 사람이지만  팔할은 자연의 공입니다. 자연이 더해져야 모든 수고가 완성됩니다. 화단을 가꾼 주인의 마음씨가 전해지기에 잔잔한 여운이 밀려옵니다.  


"잠시 멈춤을 선물하자"


만약 주인이 그런 마음이라면 사진에 글까지 담았으니 대성공입니다. 아름다움을 나눠준 담벼락 주인이 고맙습니다.


형형색색은 다채로움을, 비슷한 모양의 꽃은 군집의 매력을 뽐냅니다. 같은 모양의 꽃은 없습니다. 자세히 보면 무늬와 빛깔 그리고 크기까지 다르니까요.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각자 고유함이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이 각자 다르듯 화단의 꽃은 "고유함을 존중하자"라며 속삭입니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자연이 병풍이 되어선지 혼자 걷는 이도 외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자연이란 벗과 산책의 묘미를 알아갈 테니까요. 문득 떠오르는 질문.


"내 뒷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몇 년 전 제 뒷모습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거북등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요즘 유행하는 '스몸비'처럼 걸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을 관찰하고, 사색을 하며 걷는 이후 자세는 변화되습니다. 물론 삶의 태도도 바뀌었구요.


어떤 방식과 시선으로 걷느냐에 따라 생산적인 걷기가 될 수 있습니다. 들꽃을 바라보고 잠시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듣습니다. 온몸으로 바람의 서늘함과 햇살의 따스함을 느낍니다. 몸의 촉수를 세우고 자연 신호에 반응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조현병 초기 증세다"라고 말했습니다. 생각에만 그친다면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해봐야 알게 됩니다. 많이 해봐야 느끼게 됩니다. 임계량이 쌓여야 남과는 다른 시선을 갖습니다. 쉽고, 빠르고, 편한 길은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렵고, 느리고, 불편한 것은 내 것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자연은 움직이는 멘토입니다.  


#일상관찰#산책#깨달음#산책길#풍경#자연#멘토



https://brunch.co.kr/@mssjone/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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